사안의 개요
(1) 분쇄기 제작납품설치 계약, 발주사(도급인, 피고) vs 제작설치회사 (수급인, 원고)
(2) 원고(수급인, 제작사)가 피고(도급인)에게 분쇄기 등을 제작, 설치한 다음 2년여가 지나 도급인 피고를 상대로 도급계약상 대금지급을 청구의 소 제기
(3) 피고(도급인, 발주사)가 위 분쇄기의 하자를 주장하면서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주장
(4) 피고가 손해배상채권(목적물 인도일로부터 1년이 지나 제척기간이 지남)과 미지급 대금채권과의 상계를 주장함
(5) 쟁점: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서 제척기간이 지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수급인의 대금지급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6) 원심 판결: 상계 인정
대법원 판결요지 – 상계 인정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어 소멸하였거나 추후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등 참조).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이나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서 매수인이나 도급인이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채권 또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이 각각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었거나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채권⋅채무관계의 정산 소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매수인이나 도급인은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첨부: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55648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55648 판결.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