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업비밀침해소송 사안의 개요
(1) 영업비밀침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청구 등 본안소송 제기
(2) 영업비밀 보유자가 침해혐의자에 대해 거래처에 대한 물품대금채권 51억원 가압류 집행
(3) 본안소송 제1심 판결 – 영업비밀침해 인정 및 손해배상금 4,118,841,283원 인정
(4) 제2심 판결 – 손해배상금 3천만원 인정
(5) 대법원 판결 – 항소심 판결 유지, 확정
2. 본안판결 확정 후 초과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3. 서울고등법원 판결요지
(1) 부당 가압류 집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판단기준
가압류신청에서 채권액보다 지나치게 과다한 가액을 주장하여 그 가액대로 가압류 결정이 된 경우 본안판결에서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부분의 범위 내에서는 가압류채권자의 고의ㆍ과실이 추정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의ㆍ과실이 부정된다.
피고는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된 3,000만 원을 초과하여 가압류 집행된 부분은 피보전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당한 보전집행에 해당하고, 집행채권자인 피고의 고의ㆍ과실이 추정된다.
채권자에게 자신이 주장하는 채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본안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원인이 사실관계에 대한 확정ㆍ적용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또는 법적 해석ㆍ평가의 차이에 기인한 것인지, 사실관계가 채무자나 제3자의 지배영역 내에 있는 것인지, 관련 법리가 확립되어 있었는지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공평ㆍ타당한 부담이라고 하는 손해배상 제도의 이념 및 자기책임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채무자로 하여금 보전처분으로 인한 손해 전부를 감수하게 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보전처분 제도의 실효적 보장의 필요성이 큰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구체적 사안의 판단
관련 본안소송 및 형사사건에서 원고 등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었고, 관련 본안소송에서는 성질상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는 이유로 ‘상당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방법’에 의해 손해가 산정되었으며, 영업비밀 침해의 피해자인 피고에게 상당인과관계와 영업비밀의 보호기간 및 기여율 등을 정확하게 산정하여 가압류신청을 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존재하는 등 과실 추정의 번복에 유리한 사정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가압류신청 당시 최초 가압류한 금액은 정당한 채권으로 확정된 3,000만 원의 약 170배에 달하는 점, 피고가 이 사건 가압류신청 당시 기여율을 전혀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관련 본안소송에서 적용된 기여율 3%가 적용된 경우에 비해 손해액이 33배 증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점, 인과관계가 부정된 H장비 25대 부분은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의 측면이라기보다는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의 측면에 가까운 판단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점, 기여율 산정에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소인 양적 비율의 크기를 감안하면 양적 비율에 의한 감액의 가능성이 상당히 큰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인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각 가압류 초과 부분 집행으로 인한 손해 전부를 감수하게 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보전처분 제도의 실효적 보장의 필요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압류나 가처분 금전채권에 있어서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인하여 그 채권액을 제때에 지급받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통상의 손해액은 그 채권액에 대한 민법 소정의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 상당액이고, 이 채권이 공탁되었다면 그 공탁금에 딸린 이자와의 차액 상당액이 손해액이 되므로, 원고의 재산상 손해액은 872,318,588원이다.
부당한 보전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보전처분과 본안소송에서 판단의 차이가 생긴 대상ㆍ판단요소들의 성격, 판단의 난이도, 관련 소송의 경과, 관련 소송에서 판단이 달라지게 된 경위, 쌍방 당사자의 관여 및 책임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부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액을 제한할 수 있고, 앞서 본 추정 번복에 유리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첨부: 서울고등법원 2020. 5. 28. 선고 2018나206892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