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베이트 등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문제 -- 

 

최근 관련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어, 참고자료 삼아 예전에 뉴스레터로 정리해 보내드린 글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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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를 중심으로 과거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조만간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첫 소송대상으로 조프란과 푸루나졸이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공정거래법 영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었고 또 예상되었던 의료소비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구체적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시민단체 등 공익활동을 하는 측에서 적극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분위기입니다. 구체적 사정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법적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초기 소송의 결과가 유사한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과에 따라서는 리베이트 관련 제품에 대한 유사한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제기하는 소송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문제되었던 소송 유형으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송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실제 소송에서 치열하게 다투게 될 많은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정해진 판단기준도 부족하고, 따라서 소송결과에 대한 정확한 예측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분야 관련 사항을 나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하여 보내 드립니다. 

 

1.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불법 리베이트 등 법 위반행위를 신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조사한 후, 법위반행위로 판명될 경우 그 해당행위의 중지 및 시정을 명령할 수 있고, 그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신문에 공표하도록 명령할 수 있으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사안이 무거운 경우 검찰에 형사고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리베이트로 인한 손해를 입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손해배상청구와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통상 손해배상 문제는 공정위의 조사 및 규제 조치가 마무리된 후 제기되는 구조입니다.

 

2.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 관련 규정

 

공정거래법은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규정에 대한 특칙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특별히 검토된 적이 별로 없었으므로, 아래와 같이 손해배상에 관한 공정거래법상 특별규정을 전문을 인용해 드립니다.

 

11장 손해배상

56(손해배상책임)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는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6조의2(기록의 송부 등) 56(손해배상책임)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제기된 때에는 법원은 필요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하여 당해 사건의 기록(사건관계인, 참고인 또는 감정인에 대한 심문조서 및 속기록 기타 재판상 증거가 되는 일체의 것을 포함한다)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다.

57(손해액의 인정)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

 

3. 당사자 관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원고는 피해를 입은 자입니다. 리베이트로 시장을 잠식당한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도 피해자에 해당할 뿐만 일반 소비자도 해당합니다. 원고 범위를 넓게 인정하려고 일부러 포괄적 표현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참고로, 경쟁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지만, 아직 그와 같은 뉴스는 없는 것 같습니다.

 

피고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입니다. 리베이트 사안에서는 사업자인 회사법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 임원이나 영업 담당자는 피고 적격이 없습니다. 다만, 리베이트를 주도하여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공정위 조사기록상 명백하게 드러난 경우에는 사업자와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 원고의 선택에 따라 공동피고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있습니다.

 

4. 고의 또는 과실 추정

 

공정위에서 리베이트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서 판단하고 나면, 손해배상 청구권의 요건인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추정됩니다.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달리 피고인 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는 점을 반대로 입증해야만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울 것입니다.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돕기 위한 특칙입니다.

 

5. 손해의 발생

 

원고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존재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본인이 손해를 입었다는 점, 그 리베이트 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손해의 입증이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일단 언론기사에 따르면, 리베이트에 사용된 금액만큼 의약품 가격이 올라갔고 환자 입장에서는 그에 따라 환자본인부담금이 높아졌으므로 손해가 생겼다는 주장입니다. 대략 매출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 리베이트이고, 그와 같은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그 비율만큼 약가도 내려갔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손해발생 사실을 증거에 기초하여 엄격하게 입증하여 합니다. 그러나, 짐작되는 것처럼 그와 같은 입증이 구체적 소송에서 매우 어렵습니다. 참고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도 비슷하게 입증책임의 정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따라서, 소송의 공익성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엄격한 입증책임을 요구하지 않고 입증책임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는 경향이 강합니다. 리베이트 관련 사건에서도 원고에게 손해의 발생 및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어느 정도 경감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공정거래법에는 공정위에 대해 관련 조사기록 전체를 법원에 송부하도록 하는 제56조의 2를 두고 있는데, 피해자를 도와 손해배상 입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특칙에 해당합니다.

 

6. 손해배상 액수산정   

 

민법상 대원칙은 차액설입니다. , 불법행위 당시 약가에서 그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하는 것이 기본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해액 사정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리베이트 행위 전에 보험약가를 결정하여 등재하는 구조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리베이트 제공이 없었다면 더 싼 약을 처방했을 것이라는 점이 전제된다면, 두 가지 약가의 차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실제로 비싼 약이 아니라 가격이 더 싼 약을 처방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여 할 것인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더 싼 약이 처방되었을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손해 및 그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원고에게 수많은 난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법 영역에서는 이와 같은 손해 및 그 액수 산정의 어려움을 일찍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원고에게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같은 정도의 입증을 요구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현실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57조에는 법원이 어느 정도 재량으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특별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있고, 소비자에게 손해가 있다면 그 사업자에게 적절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려는 취지에서 둔 특칙입니다.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사한 사건의 판결에서, 여기서 원고가 손해액에 대한 단순한 가정이나 추측만을 주장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고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증거가 제출하여야 한다고 하여, 그 구체적 적용 기준을 밝힌 바 있습니다.

 

7. 소멸시효 문제

 

소멸시효에 관한 특칙은 없으므로 민법상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됩니다. , 리베이트 등 법위반행위 일로부터 10, 피해자가 가해자 및 그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3년의 단기소멸 시효완성 여부가 중요한데, 통상 피해자의 권리보호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원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확정된 때로부터 3년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작성일시 : 2015.01.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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