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개한 Bianco v. Globus Medical 사건의 미국법원 2014년 선고 판결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의료기기 회사의 영업비밀침해책임을 인정한 다음, 의료기기 회사에 대해 발명자 의사에게 손해배상으로 해당 의료기기의 과거 판매 Net Sale5%에 달하는 로열티와 장래 15년 동안 판매될 의료기기 Net Sale 5%에 해당하는 running royalty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판결당시 과거 판매분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4,295,760(45억원)입니다.

 

그런데 의료기기회사 Globus Medical에서는 영업비밀도 일정한 보호기간을 상정할 수 있는데, 위 의료기기에 대해서 과거 판매분은 물론 장래 15년 동안 판매분에 대한 로열티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은 그 영업비밀보호기간을 넘어서까지 손해배상을 명령한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원칙적으로 영업비밀은 기술개발의 Head Start 기간만 보호하면 충분하고, 그 기간은 통상 단기간으로서 특허존속기간과 구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된 의료기기의 경우 판결일 당시 연구개발에 필요한 Head Start 기간은 모두 경과하였다고, 과거 침해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특허침해의 경우 그 특허발명이 적용된 제품의 판매에 대한 running royalty를 기초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지만 trade secret의 경우 보호기간 때문에 동일한 법리를 적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미국법원은 침해자 Globus Medical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만약 당사자가 trade secret license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영업비밀기술이 적용되는 제품이 판매되는 기간 동안 그 판매제품에 대한 reasonable ongoing royalty를 채택하였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와 같은 가상의 라이선스 계약(hypothetical license negotiation)을 기준으로 영업비밀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의료기기 분야의 라이선스 관련 증거자료에 따르면 통상 라이선스 로열티 지급기간이 약 15년이었습니다. 미국법원이 장래 15년 판매분에 대한 경상로열티를 손해배상으로 산정한 이유입니다.

 

한편, 원고 영업비밀보유자는 장래 경상로열티를 현재가치로 환산해서 한번에 즉시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지만 미국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통상 판결일 기준으로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판결하는 우리나라 재판실무와는 다른 입장입니다. 그 이유로 미국법원은 침해자가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만 Net Sale 5%로 산정되는 금액을 손해액으로 받을 수 있고, 침해자가 영업비밀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경상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영업비밀 침해사건에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재판실무는 Head Start 기간을 정하여 해당 영업비밀의 보호기간으로 봅니다. 영업비밀 보호기간은 특허존속기간과 같다는 입장에서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상의 라이선스 로열티를 기초로 하는 손해배상액 산정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적용한 판결은 아직까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위 미국판결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영업비밀관련 실무적으로도 중요한 내용으로 생각합니다. 첨부한 미국판결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첨부: 미국판결 Bianco v. Globus Medical 사건

미국판결_Bianco vs Globus Medical.pdf

 

작성일시 : 2017.06.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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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는 기술공개를 전제로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하지만, 영업비밀은 기술내용이 공개되면 비밀성 상실을 이유로 보호되지 않습니다. 동일한 기술내용을 특허와 영업비밀이 동시에 보호할 수 없습니다. 특허는 특허청구한 기술내용을 모두 사용해야만 특허침해가 성립하므로 특허비침해 방어가 가능하고, 극단적으로는 새로운 아이디어지만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진보성 결여로 특허무효 방어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영업비밀은 그 범위에 한계가 없으므로 새로운 기술내용이면 비밀성이 인정되어 침해자의 무효방어가 어렵고, 타인의 기술내용 전부를 사용하지 않고 영업비밀 중 극히 일부를 무단 사용한 경우에도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합니다. 이와 같이 영업비밀 침해공격이 훨씬 더 유리합니다. 한편, 특허법 논리와 영어비밀 보호법 논리는 양립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혼동하면 자중지란에 빠져 패소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의료기구에 관한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있습니다. 정형외과전문의 Dr. Bianco는 척추 디스크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구를 발명 아이디어를 착상한 후 평소 알고 있는 의료기기 회사 Globus Medical, Inc.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새로운 아이디어는 특허 등록된 당시 사용 중 의료기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Dr. Bianco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케치 도면 몇 장, 간단한 설명, 구체적 제품에 관한 계획 등 형식으로 회사에 제공하였습니다. 당시 NDA 를 작성하였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분실하여 소송자료로는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Dr. Bianco로부터 몇 차례 독촉을 받은 후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Globus Medical, Inc.는 최종적으로 그 아이디어에 관심 없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로부터 약 1년 후에 Globus Medical, Inc.에서 위 기술을 반영한 새로운 제품을 발매하기 시작했고, 이를 알게 된 Dr. Bianco가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기본 아이디어는 같지만, 구체적 작동방식이나 제품은 전혀 다르다고 방어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Dr. Bianco로부터 획득한 핵심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구체적 제품을 개발한 것이고, 그 아이디어가 전달 당시 공개된 적이 없는 것이었다면,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구체적 제품에 관한 부분에서 제공받은 정보와 회사에서 최종 개발한 제품 사이에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는 사정은, 특허비침해 논리는 될 수 있지만, 이와 달리 영업비밀 침해여부에서는 고려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영업비밀 정보를 모두 사용해야 침해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중 극히 일부만 무단 사용하는 경우에도 영업비밀 침해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침해자 회사는 Dr. Bianco에게 영업비밀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작성일시 : 2017.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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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요건: 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31137 판결 --

 

1.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는 객관적으로 관련 공동성이 있는 수인의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성립하고, 행위자 상호 간에 공모는 물론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2.     또한 공동의 행위불법행위 자체를 공동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횡령행위로 인한 장물을 취득하는 등 피해의 발생에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어도 인정될 수 있다.

 

3.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때에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하고,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따라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4.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나,

 

5.     이는 그러한 사유가 있는 자에게 과실상계의 주장을 허용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기 때문이므로, 불법행위자 중 일부에게 그러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가 없는 다른 불법행위자까지도 과실상계의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6.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은, 그와 같은 고의적 불법행위가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과실상계와 같은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므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실상계와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의 제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작성일시 : 2016.05.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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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경쟁행위와 손해배상액 규모: 서울고등법원 2016. 4. 21. 선고 20152038659 판결 --

 

부정경쟁행위 + 손해발생은 인정되지만 그 손해액을 증명하기 극히 곤란한 경우 법원에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특허, 상표 등 지식재산권법 분야에 공통되는 사항입니다.

 

부정경쟁행위자 피고가 청소업으로 벌어들인 세무서 신고 매출액 합계는 약 48천만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권리자의 손해액을 1억원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매출액의 20%를 넘는 금액을 손해액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그와 같이 판단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라나, 원심 이 산정한 손해액보다 많고, 통상 침해자 매출액에 대한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권리자에게 유리한 특별한 판결로 생각합니다. 지재권 보호를 강화한다는 정책홍보물이나 지루한 판결이유는 공허할 뿐입니다. 실제 분쟁에 관한 판결 주문과 그 손해배상액수로 갈린다 생각합니다.

 

첨부: 서울고등법원 2016. 4. 21. 선고 2015203865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나2038659 판결.pdf

 

작성일시 : 2016.05.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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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관리 부실로 영업비밀성 부정 but 자료유출에 대한 업무상 배임 사안에서 손해배상 책임 - 대구고등법원 2015. 8. 20. 선고 2015473 판결 -- 

 

종래 블로그 영업비밀침해 분쟁에서 비밀관리 요건에서 비밀관리 부실을 이유로 영업비밀 보호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영업상 중요자산을 퇴직하면서 외부로 무단 유출한 행위를 업무상 배임행위로 본 판결을 첨부하여 소개하였습니다. 위 판결 중 손해배상의 범위에서 영업비밀 침해의 경우와 배임행위를 비교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회사의 자료유출과 배임죄 

 

"(1)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2)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며, (3)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9089 판결)"

 

, 문제된 정보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또한 재직 당시 소지 또는 외부 반출까지는 업무상 필요한 행위로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그 이후 퇴사 시에 그 정보자료를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면 그 때부터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입니다.

 

다만, 업무상 배임죄는 고의를 요건으로 하므로, 회사에서 퇴직자에게 보유하고 있는 회사자료의 반환이나 폐기를 요구하는 퇴직처리 절차가 있거나 또는 사후적으로 그와 같은 유사한 절차를 거친 경우 등 자료반환 및 폐기의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퇴사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종래 블로그 글에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퇴사자의 업무상 배임죄 책임을 부인한 대법원 판결을 자세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2.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책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자유심증주의 아래에서 손해의 발생사실은 입증되었으나 사안의 성질상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곤란한 경우 증명도, 심증도를 경감함으로써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과 기능을 실현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지 법관에게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자유재량을 부여한 것은 아니므로, 법원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구체적 손해액을 판단함에 있어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간접사실들의 탐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그와 같이 탐색해 낸 간접사실들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40505 판결).

 

업무상 배임행위에 따른 구체적인 손해액의 산정이 어려운 이 사건에서 여러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피고 회사의 메탈제품 판매이익의 1/2에 가까운 10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액 산정방법

 

결국 실무적 관점에서 보면,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나 업무상 배임행위라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나 모두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모든 증거 및 장황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손해액수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서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현재까지 영업비밀 침해의 경우와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의 경우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 사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작성일시 : 2015.1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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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이트 등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문제 -- 

 

최근 관련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어, 참고자료 삼아 예전에 뉴스레터로 정리해 보내드린 글을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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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의약품리베이트감시운동본부를 중심으로 과거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조만간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첫 소송대상으로 조프란과 푸루나졸이 거론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공정거래법 영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었고 또 예상되었던 의료소비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구체적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시민단체 등 공익활동을 하는 측에서 적극적으로 소송을 진행할 분위기입니다. 구체적 사정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법적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초기 소송의 결과가 유사한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과에 따라서는 리베이트 관련 제품에 대한 유사한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제기하는 소송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문제되었던 소송 유형으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송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실제 소송에서 치열하게 다투게 될 많은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정해진 판단기준도 부족하고, 따라서 소송결과에 대한 정확한 예측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분야 관련 사항을 나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하여 보내 드립니다. 

 

1.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불법 리베이트 등 법 위반행위를 신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조사한 후, 법위반행위로 판명될 경우 그 해당행위의 중지 및 시정을 명령할 수 있고, 그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신문에 공표하도록 명령할 수 있으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사안이 무거운 경우 검찰에 형사고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리베이트로 인한 손해를 입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손해배상청구와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통상 손해배상 문제는 공정위의 조사 및 규제 조치가 마무리된 후 제기되는 구조입니다.

 

2.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 관련 규정

 

공정거래법은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규정에 대한 특칙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특별히 검토된 적이 별로 없었으므로, 아래와 같이 손해배상에 관한 공정거래법상 특별규정을 전문을 인용해 드립니다.

 

11장 손해배상

56(손해배상책임)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는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6조의2(기록의 송부 등) 56(손해배상책임)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제기된 때에는 법원은 필요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하여 당해 사건의 기록(사건관계인, 참고인 또는 감정인에 대한 심문조서 및 속기록 기타 재판상 증거가 되는 일체의 것을 포함한다)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다.

57(손해액의 인정)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

 

3. 당사자 관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원고는 피해를 입은 자입니다. 리베이트로 시장을 잠식당한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도 피해자에 해당할 뿐만 일반 소비자도 해당합니다. 원고 범위를 넓게 인정하려고 일부러 포괄적 표현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참고로, 경쟁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지만, 아직 그와 같은 뉴스는 없는 것 같습니다.

 

피고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입니다. 리베이트 사안에서는 사업자인 회사법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 임원이나 영업 담당자는 피고 적격이 없습니다. 다만, 리베이트를 주도하여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공정위 조사기록상 명백하게 드러난 경우에는 사업자와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 원고의 선택에 따라 공동피고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있습니다.

 

4. 고의 또는 과실 추정

 

공정위에서 리베이트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서 판단하고 나면, 손해배상 청구권의 요건인 사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추정됩니다.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달리 피고인 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는 점을 반대로 입증해야만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울 것입니다.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돕기 위한 특칙입니다.

 

5. 손해의 발생

 

원고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존재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본인이 손해를 입었다는 점, 그 리베이트 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손해의 입증이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일단 언론기사에 따르면, 리베이트에 사용된 금액만큼 의약품 가격이 올라갔고 환자 입장에서는 그에 따라 환자본인부담금이 높아졌으므로 손해가 생겼다는 주장입니다. 대략 매출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 리베이트이고, 그와 같은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그 비율만큼 약가도 내려갔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손해발생 사실을 증거에 기초하여 엄격하게 입증하여 합니다. 그러나, 짐작되는 것처럼 그와 같은 입증이 구체적 소송에서 매우 어렵습니다. 참고로, 공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도 비슷하게 입증책임의 정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따라서, 소송의 공익성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엄격한 입증책임을 요구하지 않고 입증책임을 어느 정도 완화해 주는 경향이 강합니다. 리베이트 관련 사건에서도 원고에게 손해의 발생 및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어느 정도 경감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공정거래법에는 공정위에 대해 관련 조사기록 전체를 법원에 송부하도록 하는 제56조의 2를 두고 있는데, 피해자를 도와 손해배상 입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특칙에 해당합니다.

 

6. 손해배상 액수산정   

 

민법상 대원칙은 차액설입니다. , 불법행위 당시 약가에서 그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빼는 방식으로 산정하는 것이 기본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해액 사정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특히, 리베이트 행위 전에 보험약가를 결정하여 등재하는 구조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리베이트 제공이 없었다면 더 싼 약을 처방했을 것이라는 점이 전제된다면, 두 가지 약가의 차액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실제로 비싼 약이 아니라 가격이 더 싼 약을 처방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여 할 것인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리베이트가 없었다면 더 싼 약이 처방되었을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손해 및 그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원고에게 수많은 난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법 영역에서는 이와 같은 손해 및 그 액수 산정의 어려움을 일찍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원고에게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같은 정도의 입증을 요구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현실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57조에는 법원이 어느 정도 재량으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특별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있고, 소비자에게 손해가 있다면 그 사업자에게 적절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려는 취지에서 둔 특칙입니다. 다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사한 사건의 판결에서, 여기서 원고가 손해액에 대한 단순한 가정이나 추측만을 주장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고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증거가 제출하여야 한다고 하여, 그 구체적 적용 기준을 밝힌 바 있습니다.

 

7. 소멸시효 문제

 

소멸시효에 관한 특칙은 없으므로 민법상 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됩니다. , 리베이트 등 법위반행위 일로부터 10, 피해자가 가해자 및 그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3년의 단기소멸 시효완성 여부가 중요한데, 통상 피해자의 권리보호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원 태도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확정된 때로부터 3년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작성일시 : 2015.01.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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