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제2조 제31법인ㆍ단체 그 밖의 사용자(이하법인 등이라 한다)기획 하에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을 업무상저작물이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9조 본문은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 등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법인 등의 기획이라 함은 법인 등이 일정한 의도에 기초하여 저작물의 작성을 구상하고 그 구체적인 제작을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법인 등의 기획은 명시적은 물론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묵시적인 기획이 있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위 법 규정이 실제로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저작자로 하는 같은 법 제2조 제2호의 예외규정인 만큼 법인 등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현출된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6116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사안의 판단

 

(1)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판매업, 수치지도 제작업 등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 법인에 근무하는 직원 이 사건 프로그램들 개발하였음

(2)   직원이 퇴사 후 회사의 사용 중지 요청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 프로그램들을 계속 사용함

(3)   회사에서 프로그램들 저작권 침해소송 제기 vs 직원의 주장 - 프로그램들이 회사 법인이 아니라 직원의 기획에 따라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그 권리가 직원에게 귀속됨

(4)   대법원 판결요지 회사 법인의 업무상 저작물 불인정, 회사 법인이 일정한 의도에 기초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들의 작성을 구상하고 그 구체적인 제작을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원고에게 명함으로써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프로그램들의 개발에 관하여 회사 법인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기획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프로그램들이 저작권법 제2조 제31호의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첨부: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236111 판결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6111 판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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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N_저작권법상 업무상저작물 성립요건 – 재직 중 직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의 권리귀속 판단, 회사법인의 묵시적 기획 판단기준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6111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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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4. 1. 3. 10:00
:

1.    저작권법 조항 및 요건

 

저작권법 제2(정의) 31. "업무상저작물"은 법인ㆍ단체 그 밖의 사용자(이하 "법인등"이라 한다)의 기획하에 법인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을 말한다.

 

저작권법 제9(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 법인등의 명의로 공표되는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등이 된다. 다만,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경우 공표될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저작권법 제9조에 따라 업무상저작물의 저작자가 법인 등으로 되려면, ① 법인 등이 저작물의 작성에 관하여 기획할 것, ② 저작물이 피용자에 의하여 작성될 것, ③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일 것, ④ 저작물이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될 것, ⑤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프로그램을 제외한 저작물은 위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하고, 프로그램은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될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2.    법인등 사용자의 기획 여부 판단기준

 

대법원 2010. 1. 14. 판결 200761168 판결 - 여기서법인 등의 기획이라 함은 법인 등이 일정한 의도에 기초하여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하프로그램이라 한다)의 작성을 구상하고, 그 구체적인 제작을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명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명시적은 물론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묵시적인 기획이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위 법규정이 실제로 프로그램을 창작한 자를 프로그램저작자로 하는 같은 법 제2조 제2호의 예외규정인 만큼 법인 등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현출된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것은 저작물 창작에 관하여 사용자가 저작물의 작성의 방법과 수단을 통제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현실적으로 그러한 통제가 이루어지며, 필요에 따라서는 저작물 작성과정에 수정이나 보완 등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3.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 요건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의해서 저작물이 작성되어야 하고, 근로자 등이업무상작성하는 저작물이어야 한다. 저작물 창작이 피용자의 업무 범위에 속하지 않고 업무수행에 의하여 파생적으로 또는 그 업무와 관련하여 작성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업무상의 작성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저작권의 귀속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있으면 그 계약규정이 우선한다.

 

4.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 요건

 

법인 등의 명의로 공표되어야 한다. 여기서 공표란,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경우와 저작물을 발행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5.    법인의 권리

 

법인 등은 저작자로서 저작재산권(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뿐만 아니라 저작인격권(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을 갖는 권리자가 된다.

KASAN_업무상 저작물 성립 요건 및 법인의 저작권 보유 요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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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4. 1. 3. 09:26
:

1.    사안의 개요

 

(1)   자산운용 투자자문회사의 사내이사 등기

(2)   고용계약서 작성 연봉 + 성과급

(3)   회사정관 이사 임기 3년 규정 + 보수 및 퇴직금 규정 이사와 감사의 보수는 주총결의로 정한다 + 이사와 감사의 퇴직금 지급은 주총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한다” BUT 주총결의 없음

(4)   해고예고통지 근무지 무단이탈 및 지시불이행” + 임시주총 해임결의 

 

2.    당사자 주장요지

 

(1)   이사 주장 임기가 정하여진 사내이사인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 임하였으므로 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정해진 임기까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임기만료시 지급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회사 주장 - 중요한 회의가 진행 중임에도 개인적으로 화상예배를 보았고, CTO로서 당연히 하루 8시간 서버에 접속하여 확인을 하여야 함에도 실제 서버에 접속한 누적시간은 20시간에 불과하였으며, 개발계약에 문제점이 있음에도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게 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입히는 등 사내이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고, 설령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피고의 주주총회결의나 내부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가 없다.

 

3.    법원의 판단 요지

 

가.   등기이사 해임의 정당한 이유

 

(1)   이사는 언제든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해임할 수 있으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85조 제1). 여기에서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98720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기간동안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경영능력에 근본적인 신뢰가 상실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원고와 피고 내지 피고 대표이사 사이의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원고가 이사로서 업무를 집행하는데 장해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해고예고통보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지시를 불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개발계약의 폐기가 원고의 귀책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한 점, CTO로서 매일 8시간 동안 서버에 접속할 의무를 부담하였다거나 개발사와 회의 중 회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암호화폐 관련 세미나 영상을 틀어두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나, 원고는 다른 여러 회의들과 관련하여서는 회의록을 작성하여 이를 대표이사에게 공유하기도 하였던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다거나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상실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결의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사보수 상당의 손해배상책임 여부

 

(1)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17436 판결 등 참조).

 

(2)   회사가 매년 대주주의 결재승인을 거쳐 이사의 보수를 지급해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사의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94342 판결 등 참조).

 

(3)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64681 판결 등 참조).

 

(4)   따라서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어 정관으로 정하거나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할 수 있고, 이러한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거나 주주총회의 퇴직금지급결의가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16092, 16108 판결 등 참조).

 

(5)   정관 제41조에서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를 정한다. 이사의 퇴직금은 별도로 위임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사내이사인 원고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한 피고의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에 별도로 위임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6)   결국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사의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임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이사직 해임으로 인하여 남은 임기 동안의 보수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7)   원고는 재직 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하였음에도 보수지급결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상법 제388조에서는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 정관에서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로 이를 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이사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음을 이유로 원고에게는 보수청구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8)   또한 원고는만약 보수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다면 이는 피고 대표이사가 고의·과실로 주주총회 의사록에 그 보수에 관한 기재를 누락한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750, 35조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도 주장하나, G가 고의 또는 과실로 주주총회 의사록에 보수 기재를 누락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KASAN_등기이사 임기만료 전 해임의 정당한 이유, 손해배상책임, 이사보수 결의, 임원퇴직금 규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가합503991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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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4. 1. 2. 14:00
:

특허법 벌칙조항 중에는 (구법) 사위행위죄가 있습니다. 법률용어 순화를 통해 현재 그 명칭을 아래와 같이 거짓행위의 죄로 변경하였습니다.

 

특허법 제229(거짓행위의 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특허, 특허권의 존속기간의 연장등록 또는 심결을 받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허법 제230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25조제1, 228조 또는 229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벌금형을, 그 개인에게는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228조 또는 229조의 경우: 6천만원 이하의 벌금

 

조작된 데이터를 근거로 출원, 등록한 기만특허, 타인의 발명을 자기 것처럼 속여 출원, 등록한 모인특허가 이에 해당합니다. 회사 명의 시험성적서나 기술자료를 무단 유출하여 자기 명의로 특허청에 제출하여 특허등록을 받으면, 모인특허로서 특허법상 권리구제, 영업비밀침해죄, 업무상 배임죄, 손해배상 책임 등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 동시에 "거짓이나 부정한 행위"로 특허를 받았기 때문에 특허법 제229조의 거짓행위의 죄에 해당하여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3238 판결에서도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판시한 적이 있습니다. "타인 명의의 시험성적서를 마치 피고인의 것인 양 특허청에 제출하여 위 타인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피고인 자신이 발명한 것처럼 모인하여 특허를 받았다면 피고인의 소위는 사위의 행위로서 특허권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사위행위죄로 처벌한 것은 적법하다.

KASAN_데이터조작 기만특허, 타인 발명의 모인특허에 대한 특허법상 형사처벌규정 제229조 거짓행위의 죄 (구법 사위행위죄) 및 사용자에 대한 양벌규정.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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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4. 1. 2. 09:46
:

추상적 포괄적인 표현으로 광범위한 전직금지의무 조항 효력 불인정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8. 24. 2011카합1213 결정

 

1.    전직금지 약정의 문언  

 

PB(Private Banking의 약자로 고소득층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종합고객자산관리서비스를 말함) 전담자가 경쟁회사로 이직한 경우에 전 회사가 이직자를 대상으로 퇴직일로부터 3년간 전직금지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전직한 직원이 서명하여 회사에 제출한 영업비밀준수 서약서라는 명칭의 문서에는 본인이 은행을 퇴직할 시에는 본인이 재직 중 관리하였던 영업비밀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즉각 은행에 반납하고 재직 중 알게 된 영업비밀에 대한 보안을 유지할 것이며, 더 나아가 이러한 영업비밀을 이용하는 경쟁업종에 종사함으로써 은행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    법원 판단  

 

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다른 계약과 달리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일반적 입장을 전제한 후, 위 문서의 제목과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영업비밀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서약서일 뿐이고, 이를 넘어서 영업비밀을 이용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퇴직 후 경쟁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서약서에 따라 전직금지의무를 인정하려면 구체적으로 전직으로 인해 영업비밀이 침해된다는 점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 사건에서 PB 고객들의 성명, 주소, 연락처, 가입한 금융상품 및 수신액 등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여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를 기초로 고객들을 접촉하여 그들의 자산상태, 요구사항에 맞는 금융상품이나 효율적인 자산관리방법을 제시하여야만 PB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정보만으로는 독립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전직한 PB 전담자가 알고 있는 위 정보는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물론, PB 고객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소송진행 중에 영업비밀 성립 요건에 관한 주장 및 입증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는 영업비밀의 존재가 소명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전직약정에 기초한 전직금지신청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결국 서약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PB 전담자가 경쟁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3.    시사점 전직금지약정서 문언 표현의 중요성  

 

위 사안에서 회사가 패소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직금지약정 문언상 표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직금지약정은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기 때문에 그 약정서의 표현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작성하여야 합니다. 위 판결처럼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문언은 구체적 사건에서 반드시 중요 쟁점으로 다루어진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위 사건에서 영업비밀준수의무와 직접 연계되는 표현으로 작성된 서약서는 일반적 전직금지약정으로서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직금지의무를 어떤 전제조건에 직접 연계되는 표현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전직금지의무를 일반적으로 규정한 형식이 바람직하고, 현재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직금지 서약서가 그렇지 않다면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으로 약정서 또는 사규 등을 개정하여 적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한편, 아무런 제한 없이 경쟁업체 또는 동종업체에 전직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반적 전직금지약정은 그 효력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존재할 때에만 유효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여러 사건에서 반복하여 판결해온 법리로서 대법원 판례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 대법원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82244 판결).

 

전직금지 대상범위 과도하게 광범위 - 포괄적, 추상적 용어, 표현한 전직금지약정 - 무효: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1. 9. 선고 2017가합110787 판결

 

전직금지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과도하게 광범위

전직금지약정의 특성상 전직금지의 대상이 되는 직종, 지역 등을 다소 추상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살펴보면 원고의 영업과 관련된 타 회사’, ‘경쟁회사라고만 표현하고 있어 피고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피고는 이 사건 경쟁회사가 원고와 경쟁 관계에 있는 동종업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의 전직이 제한되는 기간, 지역적 범위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다만 원고는 사직 후 2년 동안의 전직금지를 구하고 있다).

 

쉽게 다른 직종으로 전직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갖지 못한 피용자 등은 종전의 직장 등에서 습득한 기술이나 지식을 이용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할 경우 그 생계에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사실상 피고가 동종 업계에 종사할 수 없도록 하여 피고에서 주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 결론 -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무효로 판단

 

사용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금지범위 포괄적 광범위한 전직금지 약정 무효 - 미국 판결

 

미국에서 산업스파이방지법(EEA)과 같은 연방법도 있지만, 영업비밀은 원칙적으로 주법에 의해 보호됩니다. 특히,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전직금지 약정과 같은 경업금지 계약에 관한 법적 분쟁은 원칙적으로 계약법 문제이므로 주법 영역에 속합니다. 최근 뉴저지 법원은 뉴욕 주 계약법에 따라 제약회사 연구원의 전직금지 약정을 해석하면서 일방적으로 사용자 위주로 작성되어 대상 종업원에게 포괄적인 경업금지 의무를 부과한 계약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UCB미국제약회사의 소아용 기침치료제 시럽에 특별한 제제기술(Pennkinetic system for controlled release of cough medication in liquid form)을 보유하고 있는데, 제제기술자 Tu UCB에서 중요한 포지션에 근무하면서 관련 제제기술을 습득하였습니다. UCB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하여 Tu를 포함한 직원들과 회사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고 경쟁사에 이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경업금지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UCB를 떠나 경쟁관계에 있는 제약회사 TRIS로 전직하였고, Tu 채용 후 UCB의 시럽 제품과 동일한 제제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였는데, UCB의 오리지널 제품을 제외하고 경쟁회사가 출시한 첫 제품이었으며, UCB 제품과 경쟁하면서 UCB의 시장을 심각하게 잠식하였습니다. 이에 UCB Tu Tris에 이직한 후 관련 업무에 종사하면서 자사의 시럽 formulation에 관한 영업비밀 기술정보를 누설하였다고 주장하고, 한편 Tu와 체결한 전직금지 약정을 위반하였다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소송과정에서 Tris Tu UCB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한 입증은 어렵게 되었고, 그 후 소송상 쟁점은 Tu가 경쟁사 Tris로 이직한 것이 UCB 재직시 체결한 전직금지 약정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Tu측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전직금지 의무를 부과한 위 계약은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퇴사 후 사용하지 말아야 할 기술정보의 범위도 너무 광범위하고, 경쟁사 전직금지 기간도 제한이 없는 계약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직금지 약정의 해당부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UCB의 전직금지 약정에서 Tu는 회사의 사전 동의 없이 다음과 같은 비밀정보를 외부에 누설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그 보호대상을 포괄적으로 기재하고 있습니다. “secret or confidential information” included: “acquisition or merger negotiations or information, know-how, designs, formulas, processes, devices, machines, inventions, research or development projects, plans for future development, materials of a business nature, financial data, legal documents and records, trade secrets, processes, formula data, techniques, know-how, improvements, inventions, marketing plans, strategies, forecasts, pricing information, customer information, work procedures, personnel and labor relations information, product specifications, financial information, models, blueprints, drawings, vendor information, proprietary information of other persons that has been disclosed to the Company and any other information of a similar nature in a form or to the extent not available to the public.”

 

말 그대로 퇴사 후 본인의 지식과 업무경험을 활용할 수 없고, 수도원에 들어가 사회와 격리된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는 가혹한 계약입니다. 이와 같은 일방적인 노예 계약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그 효력을 온전하게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뉴저지 항소심 법원은 뉴욕주법에 따르면 종업원의 업무가 “truly special, unique or extraordinary and not merely of high value to his employer”에만 경업금지 약정으로 보호될 수 있으며, 종업원이 정상적 업무과정에서 습득하는 일반적 지식까지 전직금지 약정으로 그 사용을 제한할 수 없다고 관련 법리를 판시하면서, 문제가 된 계약은 다음과 같은 문구, “materials of a business nature” and “work procedures”까지 포함하여 사용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대상자 종업원 Tu의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업무과정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측면을 규율한 것으로서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미국법원은, 결과적으로 UCB의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근거한 청구는 그 약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용자 UCB사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법원 판결도 전직금지 약정에 관하여 유사한 논리를 판시한 판결들이 있습니다. 종업원이 일반적 업무 경험으로 취득하는 일반적 지식은 종업원의 인격과 분리할 수 없는 일신전속적 인격적 지식으로서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그 사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그와 같은 범위에서는 비록 형식적으로 전직금지 약정의 적용범위에 속하더라도 그 약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전직금지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원칙적으로 형식적으로 유효한 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극히 예외에 속합니다. 소송과정에서 법원에 대해 정교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KASAN_경쟁사 이직금지 추상적, 포괄적 표현의 전직금지, 경업금지 약정의 효력 불인정, 제한해석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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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4. 1. 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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