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조제실수, 오조제 결과로 환자가 약을 잘못 복용하여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구체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 약사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조제실수로 환자에게 오조제 약을 주었으나 환자가 그 잘못된 점을 발견하고 복용하지 않고 반환한 경우에는 환자에게 구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I.              약사의 조제실수, 기계오작동 등 단순 오조제 상황에서 환자가 오조제 약을 복용하지 않고 반환한 경우

 

약사는 정확하게 조제하여 완전한 약으로 교환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환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므로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없습니다.

 

문제는 정신적 손해가 있었는지, 그에 대한 약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구체적 손해가 인정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신적 손해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손배상으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지 여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다카722 판결

대법원은재산상 손해액의 확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편의한 방법으로 위자료의 명목아래 사실상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꾀하는 것과 같은 일은 허용되어서는 안되고, 재산상 손해에 대한 다과 등과 같은 사유도 위자료액 산정의 참작사유가 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함

 

대법원 판결에서 보듯, 환자는 약사의 조제실수로 발생한 인한 재산적 손해배상액을 먼저 확정하여 청구할 수 있는데, 실제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이상 그와 같은 구체적 손해가 없기 때문에, 막연하게 정신적 손해를 주장하면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구체적인 재산적 피해가 없는 환자가 우선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은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의 기본적인 원칙에도 어긋난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II.            약사의 조제실수, 기계오작동 등 단순 오조제 상황에서 환자가 오조제 약을 복용하였으나 부작용 발생은 없는 경우

 

그러나, 약사의 조제실수로 인해 환자가 잘못된 약을 복용한 경우라면 설령 부작용 발생 등 구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약을 복용함으로 인한 손해 또는 필요한 약을 정상적으로 복용하지 못한데 대한 손해 등으로 상정되는 최소한의 재산적 손해와 적어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 정신적 충격 등을 감안한 정신적 손해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조제한 약을 복용한 환자는 약사를 상대로 적어도 정신적 손해에 상당하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KASAN_약사의 조제실수, ATC 기계오류 등 단순 오조제 발생 시 환자의 손해배상청구, 위자료 청구 관련 실무적 포인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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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3. 10.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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