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의 개설등록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20조 제5항은 그 문언 자체의 간결성에도 불구하고 해석에 있어 상당한 분쟁을 불러일으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자세히 말씀드린 바와 같이 (https://blog.naver.com/kasanlaw/221134304299), ‘입지가 사실상 약국 경영 성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에 따라 약국 개설을 원하는 약사와 지자체 사이의 다툼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드릴 판결은 대법원에서만 무려 4년 가까이 계속된 사건입니다. 약국과 의료기관 사이의 공간적, 기능적 독립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의약분업의 취지를 고려하여 더욱 구체화한 판결로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 사실관계

하급심 판결이 공개되지 않아 자세한 사실관계를 알기는 어려우나 판결에 나타난 간략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입지: 의원 4이 입주한 4층 건물과 같은 울타리 내에 있는 단층 건물

지자체의 등록거부 사유: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 동 항 제3(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 변경 또는 개수)

 

- 하급심(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판단: 등록거부 적법

이 사건 단층 건물은 이 사건 4층 건물과 동일한 부지 위에 있고, 이 사건 4건물의 부속 건물로 볼 여지가 있으며, 이 사건 4층 건물의 출입구에서 곧바로 이 사건 단층 건물로 출입할 수도 있음

이 사건 4층 건물을 드나드는 3자로서는 이 사건 4층 건물과 이 사건 단층 건물이 공간적ㆍ기능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인식할 가능성이 크고, 이 사건 단층 건물과 이 사건 4층 건물이 동일인의 소유인 사정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단층 건물이 이 사건 4층 건물과 공간적, 기능적인 관계에서 독립되어 있다고 볼 수 없음

 

- 대법원 판단: 파기환송

법리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장소가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호 및 제3호에서 금지하고 있는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ㆍ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문언적 의미와 더불어 의약분업의 원칙에 따라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하여 약국을 의료기관과는 공간적ㆍ기능적으로 독립된 장소에 두고자 하는 위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함

의약분업의 근본취지는 약국을 의료기관으로부터 공간적ㆍ기능적으로 독립시킴으로써 약국이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약국과 의료기관이 서로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약국을 의료기관이 들어선 건물 자체로부터 독립시키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법률 조항에서 말하는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2)’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ㆍ변경 또는 개수한 곳(같은 항 제3)’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해당 약국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안 또는 구내나 그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ㆍ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4층 건물은 여러 의료기관이 들어서 있는 1동의 건물일 뿐 그 자체가 단일한 의료기관이라고 볼 수는 없음 à 여러 의료기관 중 어느 의료기관의시설 안 또는 구내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ㆍ변경 또는 개수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인지 특정할 수 없음

여러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의료기관이라거나, 원고가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위 의료기관 모두로부터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아서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

 

본 판결은 약사법 상 약국 개설 불가 사유의 해석에 있어 적용되는 약국과 의료기관의 공간적, 기능적 독립을 단순한 물리적 독립(건물 자체의 분리)이 아닌 약국의 의료기관에의 종속성 및 담합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해당 규정이 정한 의료기관은 구체적인 개별 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을 명시적으로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해당 사건에서 4층 건물 내 여러 의료기관이 존재한다는 점에 비추어 과연 문제의 약국 개설 부지가 그 의료기관들 중 어떠한 의료기관에 종속되거나 상호 담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적, 기능적으로 독립되었는지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파기 환송한 것으로 건물 자체로부터의 독립이 필수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설시합니다. 동 판결은 향 후 유사 사건에 있어 판단의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당 판결을 첨부하여 드립니다.

 

유제형 변호사

 

KASAN_[약사법분쟁] 약국등록사항 변경등록 불가처분 취소사건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4두117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4두1178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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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18. 5. 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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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약사면허 관련 법적문제 - 면허대여 / 자격정지기간 중 업무처리에 따른 법적 책임 --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의사/약사에게 면허 관련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격정지 또는 면허취소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 나아가 행정처분에 그치지 않고 형사적 책임도 절대 가볍지 않을 뿐만 아니라 뒤따르는 민사적 책임도 매우 중대한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면허를 대여한 의사에게 거액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 실제 소송사례를 참고로 소개합니다.

 

의사 A는 의사면허가 없는 B에게 고용되어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C병원을 개설하여 진료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면허대여 사실이 발각되어 의사 A 500만원의 벌금형과 의사면허 자격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후 반드시 뒤따르는 처분이 면허대여 중에 지급된 요양급여 비용환수조치인데, 이 사건에서는 약 6억원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의사 A는 실질적 병원 운영자 B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6억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받았을 뿐이고, 고용 의사인 자신은 위 비용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B에게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병원개설 명의인이 의사 A인 점, 실제 요양급여비용도 A 명의로 개설된 은행계좌로 입금된 점, 실제 그 돈을 운영자 B가 받았는지 여부는 내부 정산관계라는 점, 실제 의사 A가 그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는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의사 A에게 위 6억원을 환수할 수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 의사 A에게는 실제 받은 적도 없는 6억원을 모두 물어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약사면허 대여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판결입니다. 실제약국 운영자가 요양급여를 취하였고 면허대여 약사는 월급만 받았을 뿐이고 실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적이 없어서 직접적 이득을 취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 면허대여 기간 중에 받은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약사로부터 환수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면허대여 약사가 약국의 실제 운영자로부터 그 비용을 받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내부적 정산문제에 불과하고 보험공단 등 외부적 책임은 약사에게 있습니다. 많지 않은 급여를 받던 면허대여 약사가 거액의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다음으로, 자격정지기간 중의 업무처리에 관한 실제 소송사례를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예를 들어, 소위 리베이트와 관련되어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은 경우를 상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면허 자격정지 처분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격정지는 말 그대로 의사면허를 전제로 한 모든 행위를 할 자격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자격정지 2개월 동안 의사로서의 행위를 한다면 더 큰 법적 책임을 초래합니다. 의사면허 자격정지 기간 중에 병원업무에 관여한 경우 그 의사면허를 취소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실제 재판사례는 병원장인 의사 A가 의사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후 그 기간 중에도 병원에 출근하여 관련 업무를 본 사안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의사 A는 환자진료는 본 적이 없고 병원 행정업무 등 진료와 무관한 사소한 업무만을 담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그 기간 중 의사 A는 보험급여청구 등 서류상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변 사정에 대한 광범위하고 엄밀한 조사를 한 결과, 환자들로부터 원장인 의사 A가 직접 진료를 보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결과로서, 의사 A에게 의사면허취소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의사 A가 위반행위가 몇 건에 불과하여 사소하고 면허취소는 과도한 처벌이라고 소송으로 다투어도 법원은 냉정하게 면허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약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격정치 기간 중에 집에서 놀기 보다는 약국에 출근하여 조제업무가 아닌 사소한 업무라도 돕는다고 하다가 자칫 약사면허를 전제로 한 의약품 판매행위나 또는 조제업무 보조 행위라도 하게 된다면 위 병원장 사례와 같이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에는 비밀이 없다고 생각하고 원칙대로 자격정지 처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장 손해가 있더라도 법을 준수하는 것이 더 큰 곤란을 피하는 길입니다.

작성일시 : 2013. 10. 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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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면허와 관련된 법적책임 문제 - 면허대여의 경우 및 자격정지기간 중 업무를 본 것이 발각된 경우 (가산종합법률사무소 2011. 2. 11.자 뉴스레터로 발송되었던 글입니다) --


- 사례 1 -


최근 언론에 약사면허를 대여하여 비약사가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크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약사면허를 대여한 경우 그 대여한 약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매우 무겁습니다. 고령의 약사님은 약사자격정지 또는 면허취소까지 받더라도 어차피 쉴 것이었다고 행정처분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허대여는 행정적 처분에 그치지 않고 대여자에 대한 민사적 책임도 절대 가볍게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대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사면허를 대여한 의사에게 거액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 실제 소송사례를 참고로 소개합니다. 2011년 6월에 항소심 판결까지 난 사건입니다. 


의사 A는 의사면허가 없는 B에게 고용되어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C병원을 개설하여 진료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면허대여 사실이 발각되어 의사 A는 500만원의 벌금형과 의사자격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후 반드시 뒤따르는 처분이 면허대여 중에 지급된 요양급여 비용환수조치인데, 이 사건에서는 약 6억원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의사 A는 실질적 병원 운영자 B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6억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받았을 뿐이고, 고용 의사인 자신은 위 비용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B에게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병원개설 명의인이 의사 A인 점, 실제 요양급여비용도 A 명의로 개설된 은행계좌로 입금된 점, 실제 그 돈을 운영자 B가 받았는지 여부는 내부 정산관계라는 점, 실제 의사 A가 그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는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의사 A에게 위 6억원을 환수할 수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즉, 의사 A에게는 실제 받은 적도 없는 6억원을 모두 물어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약사면허 대여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판결입니다. 실제 약국 운영자가 요양급여를 취하였고 면허대여 약사는 월급만 받았을 뿐이고 실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적이 없어서 직접적 이득을 취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 면허대여 기간 중에 받은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약사로부터 환수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면허대여 약사가 약국의 실제 운영자로부터 그 비용을 받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내부적 정산문제에 불과하고 보험공단 등 외부적 책임은 약사에게 있습니다. 많지 않던 급여를 받던 면허대여 약사가 거액의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민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 사례 2 -


다음으로, 자격정지기간 중의 업무처리에 관한 실제 소송사례를 참고로 소개합니다. 요즈음 소위 리베이트와 관련되어 약사자격정지 2개월 처분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은 약사님들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된 행정처분상의 쟁점 및 불복절차에 대해서는 지난 글 "약품대금 결제할인과 약사면허 정지처분 관련 법률문제"에서 자세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때 필자는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약사자격정지는 말 그대로 약사면허를 전제로 한 모든 행위를 할 자격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약국 개설자의 경우 약사법 제76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약국업무정지처분도 뒤따를 것입니다. 업무정지처분에 대해서는 약사법 제81조에 따라 과징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대신할 수단이 없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자격정지 2개월 동안 약사로서의 행위를 한다면 더 큰 법적 책임을 초래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사면허 자격정지 기간 중에 병원업무에 관여한 경우 그 의사면허를 취소한 사례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실제 재판사례에서는 병원장인 의사 A가 의사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후 그 기간 중에도 병원에 출근하여 관련 업무를 본 사안입니다. 물론, 의사 A는 환자진료는 본 적이 없고 병원 행정업무 등 진료와 무관한 사소한 업무만을 담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그 기간 중 의사 A는 보험급여청구 등 서류상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변 사정에 대한 광범위하고 엄밀한 조사를 한 결과, 환자들로부터 원장인 의사 A가 직접 진료를 보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결과로서, 의사 A에게 의사면허취소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의사 A가 위반행위가 몇 건에 불과하여 사소하고 면허취소는 과도한 처벌이라고 소송으로 다투어도 법원은 냉정하게 면허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약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생각됩니다. 자격정지 기간 중에 집에서 놀기 보다는 약국에 출근하여 조제업무가 아닌 사소한 업무라도 돕는다고 하다가 자칫 약사면허를 전제로 한 의약품 판매행위나 또는 조제업무 보조 행위라도 하게 된다면 위 병원장 사례와 같이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비밀이 없다고 생각하고 원칙대로 자격정지 처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엄격한 잣대를 들고 약사들을 주시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다소 손해가 있더라도 법을 준수하는 것이 더 큰 곤란을 피하는 길입니다.

작성일시 : 2013. 7. 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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