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의 제목’,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의견제출기한’ 등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제21조 제1항).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제22조 제3항), 다만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처분의 사전 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을 수 있다(제21조 제4항, 제22조 제4항).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행정절차법상의 사전 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사전 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41811 판결 등 참조).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22조 제4항은 사전 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로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21조 제4항 제1호), “법령 등에서 요구된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되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된 사실이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제21조 제4항 제2호),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제21조 제4항 제3호)를 열거하고 있다.
나아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5항은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 등 제4항에 따른 사전 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과 제5항에 따라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로 “법원의 재판 또는 준사법적 절차를 거치는 행정기관의 결정 등에 따라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 처분에 따른 의견청취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제2호) 등을 들고 있다.
행정절차법은 행정절차에 관한 공통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국민의 행정 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정성ㆍ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의견청취 제도는 행정처분 사유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가능성을 고려하고 처분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위에서 본 행정절차법령 규정들의 내용을 행정절차법의 입법 목적과 의견청취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종합적ㆍ체계적으로 해석하면,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법원의 재판 또는 준사법적 절차를 거치는 행정기관의 결정 등에 따라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 처분에 따른 의견청취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법원의 재판 등에 따라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행정청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해야 하는 경우 등 의견청취가 행정청의 처분 여부나 그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처분의 전제가 되는 ’일부‘ 사실만 증명된 경우이거나 의견청취에 따라 행정청의 처분 여부나 처분 수위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라면 위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첨부: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7두66602 판결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7두66602 판결.pdf
KASAN_제재처분, 침익적 처분의 경우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 필요 BUT 생략할 수 있는 예외사유 해석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7두66602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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