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1) 국내회사 라이센시와 프랑스 회사법인 라이센서 사이 등록상표에 관한 전용사용권계약 체결
(2) 상표사용 라이선스, 상표전용사용권계약에 따른 사용료 미지급
(3) 프랑스법인에서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법원(ICC)에 고정사용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중재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중재 신청, 승소 판정, 국내 법원에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허가 신청
(4) 한국법원 판단 - 중재판정을 승인하고 강제집행을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음
2. 라이센시 한국법인의 중재지 서울 주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의 요지
(1) 당사자 간의 중재합의인 이 사건 전용사용권계약 제17조(Applicable Law/Dispute Resolution)에서 ‘국제상업회의소 중재규칙에 따른 구속력 있는 중재(… binding arbitrations in accordance with the Rules of Arbitration of the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를 독점적이고 최종적인 분쟁해결 수단으로 정하고 있고, 국제상업회의소 중재규칙 제6조 제2항은 ‘당사자들은 이 규칙에 따른 중재에 합의함으로써 국제상업회의소 중재법원이 중재절차를 관리함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당사자들은 국제상업회의소(ICC)를 중재기관으로 하는 데 합의하였다.
(2) 이 사건 전용사용권계약 제17조에서 이 사건 분쟁에 관한 중재절차의 장소를 대한민국 서울로 정하고 있는 것(The site for such arbitration proceeding shall be … Seoul, Republic of Korea …)은 중재절차가 진행되어야 하는 실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중재법상의 중재지를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국제상업회의소가 지정한 중재판정부가 한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 중재지를 대한민국 서울로 기재하고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피신청인의 금전지급의무에 관하여 판단한 이상 당사자 사이의 중재기관 선정 및 중재지에 관한 합의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서울 아닌 파리에서 진행된 중재절차 및 판정은 위법하다는 라이센시 주장 배척
3. 판결 이유
(1) 중재지의 의미 - ‘중재지’는 중재가 이루어지는 법적 장소를 말하고, 중재합의를 하는 당사자는 중재지에 관하여 자유로이 약정할 수 있다. 중재지는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중재절차의 준거법을 정하는 기준이 되고 국내중재판정과 외국중재판정을 구분하는 표지가 된다(중재법 제2조). 한편 중재지는 실제로 심리 등 중재절차가 이루어지는 ‘중재장소’와는 구별되고, ‘중재기관의 소재지’는 통상 중재판정부의 구성 등 중재절차를 관장하는 기관의 사무소 소재지를 의미하므로, 중재지와 중재장소 및 중재기관의 소재지는 반드시 일치시킬 필요 없이 달리 정해질 수 있다. 나아가 중재합의에서 특정 장소를 분쟁해결지로 합의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재지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재합의에서 특정 장소를 분쟁해결지로 합의한 경우 중재지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중재판정 승인·집행거절의 요건 - 중재법 제38조 제1호 가목, 제36조 제2항 제1호 라목 및 「외국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유엔협약」 제5조 제1항 (d)호는 중재판정의 기초가 된 중재판정부의 구성 또는 중재절차가 당사자 간의 중재합의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중재법 또는 임의규정을 위반할 때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각 규정에서 정한 중재판정 승인․집행거절사유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당사자의 합의나 임의규정 등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중재절차에서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에 대한 침해의 정도가 현저하여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다49931 판결 참조).
(3) 원심 판결 - ① 당사자 간의 중재합의인 이 사건 전용사용권계약 제17조와 국제상업회의소 중재규칙 제6조 제2항에 따라 당사자들은 국제상업회의소를 중재기관으로 하는 데 합의하였고, ② 이 사건 전용사용권계약 제17조에서 ‘이 사건 분쟁에 관한 중재절차의 장소를 대한민국 서울로 정하고 있는 것’은 중재절차가 진행되어야 하는 실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중재법상의 중재지를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③ 국제상업회의소가 지정한 중재판정부가 한 이 사건 중재판정에서 중재지를 대한민국 서울로 기재하고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피신청인의 금전지급의무에 관하여 판단하였으므로 당사자 사이의 중재기관 선정 및 중재지에 관한 합의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첨부: 대법원 2024. 6. 27.자 2024마5904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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