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내부의 각종 문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관련 대법원 2016. 7. 1. 20142239 결정 --

 

1.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것을 제출하도록 명할 것을 신청하는 것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 중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그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대법원 2008. 9. 26. 2007672 결정 등 참조).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입증하고자 하는 사항이 당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125444 판결 참조). 문서제출명령신청 대상 각 문서 중 일부는 굳이 서증으로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기각한 것은 정당하다.

 

2.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제1, 같은 조 제1항 제3호 다목, 315조 제1항 제2호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제34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예외사유로서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에 속하는 사항이 적혀 있고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를 들고 있다.

 

여기에서 ‘직업의 비밀’은 그 사항이 공개되면 해당 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후 그 직업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가리키는데, 어느 정보가 이러한 직업의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문서의 소지자는 위 비밀이 보호가치 있는 비밀일 경우에만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어느 정보가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정보의 내용과 성격, 그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그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그 민사사건의 증거로 해당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증거의 존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그 비밀의 공개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1. 20154174 결정 참조).

 

3.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 의하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위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인 피신청인들이 그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급여대장, 급여규정 및 상여금 규정, 임직원에 대한 급여명세서, 상여금명세서 등은 회사의 손익계산서 등 회계서류 작성에 필요한 정보 또는 법령상 작성의무가 있는 문서로서 외부에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고, 문서의 성질상 외부에 개시하더라도 문서소지자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긴다고 볼 여지가 없다.

 

5.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제34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예외 사유로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이른바 ‘자기이용문서’)를 들고 있다.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이를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간과하기 어려운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이러한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2. 21. 20154174 결정 참조).

 

여기서 어느 문서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이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그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당해 유형ㆍ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ㆍ근거가 되는 정보가 당해 문서의 기재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당해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당해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그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그 문서를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한편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그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대법원 2008. 9. 26. 2007672 결정 등 참조),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당해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문서 제출로 인하여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6.     합병과정에서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적용하여 회사의 주식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진행 중 청구원인을 증명하기 위하여 회사의 각종 문서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한 사안에서 원심이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이용문서로 판단하여 문서제출명령신청을 기각한 대상문서들 중, A회사의 판매비관리비, 각종 경비 및 고정비, 임직원에 대한 성과금 지급 규모, 급여 및 인건비, 광고단가, 각종 매출액, 플랫폼별 시장매출규모, 매년 판권 구매상각 내역 등에 관한 자료문서들은 각종 회계자료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가 되는 정보를 포함할 수 있고, ② 합병비율 판단을 위하여 회계법인에 제공한 서류 등은 합병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자료로 주주들에게도 공개가 예정되어 있는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가 되는 정보 등을 포함할 수 있으며, ③ 합병 추진 및 실행과 관련하여 A회사가 다른 합병회사와 교신한 공문 등은 오로지 내부자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된 내부문서라고 단정할 수 없고, ④ 업무수행의 지침이 되는 내부회계기준이나 결의서와 같이 이미 의사결정이 내려진 상태에서 작성되는 문서는 그 문서의 성질상 개시로 인하여 문서소지자에게 간과하기 어려운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문서들의 표제나 명칭에 불구하고 문서의 목적, 기재내용, 소지 경위 등에 비추어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고, 나아가 문서제출의 필요성, 정당한 이유 등에 대하여 추가 심리를 하였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결정을 파기 환송함.  

 

첨부: 대법원 2016. 7. 1. 20142239 결정

대법원 2014마2239 결정.pdf

작성일시 : 2016. 7. 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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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재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침해자 이익을 산정하는 방법 --

 

지재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이론적 학술적 논의는 화려하고 복잡해 보여도, 결국 실제 소송에서는 침해자 이익을 권리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하는 방법이 가장 자주 활용됩니다. 그런데, 실무상 문제의 핵심은 원고(권리자)에게 침해자의 이익을 입증할 책임을 지우는데 있습니다. 입증책임에 관한 학설과 판례는 권리자가 침해자의 이익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는 확고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침해자의 이익에 관한 자료가 침해자의 수중에 있고, 그것을 입수할 방법도 현실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침해자의 이익을 입증할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허망한 말장난에 가깝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차호 교수님이 2013 9월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발간 지식재산정책 제16 83~92면에 기고하신 글에는 침해자 이익 산정에 관한 영국 판결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실무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영국 판결의 요지는, 원고에게 침해자의 매출액(또는 총이익)을 입증하게 하고, 피고 침해자에게 여기서 공제되어야 할 비용에 관한 입증 책임을 지운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권리자의 입증부담이 훨씬 경감될 것이고, 실제 그 입증이 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의약품은 생산량을 신고해야 하거나 또는 처방 수량이 건강보험 관련기관에 그대로 보고되는 등 이유로 매출을 쉽게 입증할 수 있는 경우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문서제출명령으로 매출액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면 되므로 매출액을 입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실제 어려운 문제는 매출에서 공제할 비용 부분입니다. 피고에게 공제할 비용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부담시켜 피고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원고는 그 비용 자료를 검토하고 타당성 여부를 다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침해자 이익산정에 관한 입증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정차호 교수님은 위 글에서 미국 저작권법은 그러한 원고의 총이익 증명책임 피고의 비용 증명책임에 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미국 특허법에 의한 디자인 특허권 침해에 대한 침해자의 이익을 산정하는 경우, 법에서 비용 증명책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판례는고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인정한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저작권법에서 침해자 이익 산정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7 U.S.C. §504(b) - In establishing the infringers profits, the copyright owner is required to present proof only of the infringers gross revenue, and the infringer is required to prove his or her deductible expenses and the elements of profit attributable to factors other than the copyrighted work.

 

이와 같은 외국의 법규정이나 판결은 참고자료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사건에서도 재판부를 설득하는 논리를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권리자에게 침해자의 이익을 엄격하게 입증할 것을 요구한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론적이고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지 않아도 좋을 명분과 논리를 제공한다면 좋은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법규정에서 단지 이익으로 표현된 용어의 해석이 중요합니다. 총이익 또는 조이익(gross profit)은 침해품의 매출에서 침해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지출된 직접비용으로 공제하는 것입니다. 직접비용이란, 침해품을 제조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필요한 재료비, 연료비, 전기료, 제조 인건비 등의 비용을 말합니다. 순이익(net profit)은 침해품 매출에서 직접비용뿐만 아니라 간접비용(overhead cost)까지 공제한 것을 말합니다. 통상 간접비용에는 임대료, 행정인건비, 임대료, 감가상각비, 보험료, 법률비, 수리비, 등이 포함됩니다. 간접비용에는 한편으로는 해당 침해품의 생산 및 판매로 인해 추가 지출된 것도 있지만, 침해품이 없더라도 여전히 지출되었을 부분이 있습니다. 당연히 간접비용 중에서도 전자는 비용으로 공제할 있지만, 후자는 비용으로 공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판결과 학설은 순이익설 입장입니다. 그 순이익 산정할 때 공제할 비용 중 간접비용을 어떻게 취급하는가에 따라 실제 이익액이 크게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영국 판결은 순이익 산정을 위해 침해자의 직접비용과 침해행위로 인하여 증가된 간접비용(overhead) 공제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매출에서 간접비용까지 공제한 것이므로 총이익이 아닌 순이익 범주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 명목상 순이익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총이익에 가까운 금액이 산정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산정하면, 그 금액은 미국 저작권법 규정, 미국 디자인 침해사건에서의 손해액 산정, 영국 판결에서의 손해액 산정과 실질적으로 크게 다를 것 없는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되는 액수는, 침해품의 매출에 국세청 고시 업종 표준소득율을 곱하여 산정하는 이익액, 또는 침해자의 재무제표에 따른 해당 기간의 이익율에 곱하여 산정하는 이익액과 비교하였을 때 훨씬 많은 금액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손해액 산정방법 중 하나인 로열티 기준은 통상 권리자가 받을 수 있는 최소한 금액으로 봅니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와 같이 제2항으로 산정되는 금액은 제3항의 로열티 상당 액수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될 것입니다.


*관련링크: 지식재산정책 제16호,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03. 9.

http://goo.gl/sjGCBM

작성일시 : 2013. 11. 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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