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허권이 미치지 않는 범위(Safe Harbor 조항)에 관한 미국 CAFC 판결 소개 --

 

미국 특허법상 Safe Harbor 조항 -


제약회사가 FDA로부터 의약품 판매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비교실험 자료 등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3자의 특허를 침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 특허법은 FDA 승인을 받기 위한 행위에 대해서는 ‘Safe Harbor라는 면책 규정(35 U.S.C. § 271(e)(1))을 두고 있습니다.


‘Safe Harbor’ 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의약품 또는 가축용 생물학적 제품의 생산, 사용 또는 판매를 규제하는 연방법에 의하여 이들의 개발 또는 정보 제출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경우특허 발명을 생산, 사용, 판매의 청약, 특허된 발명의 미국 내에서의 판매 또는 미국으로의 수입하는 행위는 특허침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Safe Harbor’ 조항과 관련하여서 그 적용범위가 문제되어 왔는데, 과거 판례의 태도와는 달리 그 적용 범위가pre-market approval’ 뿐만 아니라post-market approval’을 위한 행위에도 미친다고 판시한 최근 판결(Momenta 사건)을 소개해 드립니다.

 

-  Classen Immunotherapies, Inc. v. Biogen IDEC 사건 -


과거 Classen Immunotherapies, Inc. v. Biogen IDEC 사건에서 연방항소법원은, FDA 승인을 얻기 위한 행위에는 ‘Safe Harbor’ 규정이 적용되지만, FDA 승인일로부터 장시간이 지난 이후 FDA에 관례적(routinely)으로 보고되는 정보를 얻기 위한 행위에 대해서는 ‘Safe Harbor’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본 사안에서 피고는 FDA 승인 후에 자사 제품의 소아에 대한 vaccination 1형 당뇨 발병 부작용의 관계 및 vaccination 시점이 부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하여 원고의 특허를 침해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 및 피고의 행위는 IND NDA 또는 승인을 받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Safe Harbor’ 가 규정한 행위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았습니다.

 

-  Momenta Pharmaceuticals, Inc. v. Amphastar Pharmaceuticals, Inc 사건 -


위 Classen 사건과는 달리, 본 사안에서 연방항소법원은 FDA 승인 이후 특허 침해 행위도 ‘Safe Harbor’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본 사안에서 원고는 피고가 원고회사 로베녹스의 제네릭인 에녹사파린을 생산하기 위하여 품질관리(quality control) 배치를 시험 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제조공정에 관한 특허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가 위 시험이 ‘Safe Harbor’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반박하자, 원고는 비록 피고의 행위가 FDA에 제출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한 것이었기는 하나 생성된 자료가 실제 FDA에 제출되지 않았고, FDA 승인 후에 시험이 수행되었으며, 원고의 시험은 비침해적인 시험법으로 대체가능하기 때문에 ‘Safe Harbor’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연방항소법원은, 의약품의 생산, 사용 또는 판매를 규제하는 연방법에 따른 자료제출과 합리적인 연관성이 있는 자료를 도출하기 위하여 수행되는 연구는 FDA 승인 이후에 행해지더라도 ‘Safe Harbor’ 규정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법원은 합리적인 연관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해당 자료가 FDAANDA 소송에서 실제 제출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침해자가 해당 행위가 FDA 제출용으로 적절한 자료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믿음에 근거한 경우에도 합리적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특허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대체 가능한 방법이 존재하더라도 ‘Safe Harbor’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Classen 사건과 본 사안의 차이점에 대하여도 판단하였는데, Classen 사건의 침해행위는 연방법에 따라 FDA에 제출되어야 하는 자료가 아니라 FDA에 관례적으로 보고되는 정보를 생성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본 사안과는 상이하다고 보았습니다.

 

-  정리 -


제네릭사가 FDA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료를 얻기 위한 시험을 수행하면서 불가피하게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침해하는 행위는 FDA 승인 이후에 이루어 지더라도 ‘Safe Harbor’ 규정이 적용 되어 면책됩니다. 그러나, 제네릭사가 FDA에 대한 필수 제출 자료와 무관한 자료를 얻기 위하여 시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침해하는 행위는 비록 FDA 보고를 위하여 수행되었다 하더라도 ‘Safe Harbor’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면책되지 않습니다.

작성일시 : 2013.09.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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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데이터의 부정직한 공개로 인하여 특허권이 무효가 된 사노피 아벤티스의 에녹사파린 미국특허 --

 

에녹사파린(Enoxaparin) 주사제는 사노피 아벤티스가 보유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제품 중 하나입니다국내에서는 크렉산주로, 미국에서는 로베녹스(Lovenox)로 시판 중인데, 관련 신문기사에 따르면 미국내 로베녹스의 연매출이 2 billion 달러가 넘는 거대품목이라고 합니다.

 

에녹사파린은 보통의 헤파린보다 작은 특정범위의 저분자량 헤파린으로 제조되는데, 통상 LMWH (Low Molecular Weight Heparin) 주사제라고 합니다.

 

사노피 아벤티스는 1980년대 초반부터 LMWH 제제를 개발하여 1987년에 유럽에서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1990년에 위 제품에 대한 유럽특허 제40,144호가 무효로 되자, 아벤티스는 새로운 제형(new formulation)을 개발하면서 제제학적 안정성 증가라는 효과를 주장하여 신제형에 대해 미국특허 제5,389,618호를 획득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사노피 아벤티스는 1993년 신제품에 대해 성공적으로 허가를 받아 시판하고 있던 중 Teva 등 제네릭사가 2003년 위 제형에 대한 특허존속기간 중 품목허가신청(소위 Paragraph IV ANDA)을 함으로써 특허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위 특허분쟁에서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제형이 구제형에 비해 제제학적 안정성이 뛰어난지 여부가 아니라특허권자가 자신이 주장하는 제제안정성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데이터를 정직하게 공개하였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는 것입니다

 

소송과정에서 아벤티스 연구자가 신구제형의 비교실험 결과 신제형의 제제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결과만 제출하였을 뿐 정작 중요한 비교실험의 대비용량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허권자가 비교실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조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본인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유리한 데이터만 선별하여 제출하였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미국특허청은 일부 실험데이터에 기초하여 제제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효과를 인정하여 신제형에 대해 특허를 허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특허소송에서 진실이 드러나자 미국법원은 특허출원인의 정직의무에 반하는 행위가 인정되고 따라서 사노피 아벤티스의 특허는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특허권자가 불복하면서 미연방대법원에 상고허가신청을 하였으나 최근 그 상고신청이 기각되면서 특허의 효력 상실은 확정되었습니다따라서, 사노피 아벤티스의 특허권이 형식적으로 존재하는지, 현재 그 존속기간중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에녹사파린 제네릭 제품을 발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법은 정의에 반하는 부정직한 행위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실험데이터를 조작한 결과 어떻게 특허를 받았다고 하여도 결국 그 특허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특허법은 제228조에 형사처벌 규정까지 두고 있습니다. ,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서 특허에 대한 결정을 받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2004. 2. 27. 선고 20036283 판결에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은 자’라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그 특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고 하였고,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23238 판결에서는 “타인 명의의 시험성적서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특허청에 제출하는 등 하여 특허를 받았다면 피고인의 소위는 사위의 행위로서 특허권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위행위의 범위에는 실험데이터의 적극적 조작 행위뿐만 아니라 불리한 데이터는 제외하고 유리한 데이터만 선별하여 제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위 에녹사파린 특허사건도 이러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실험데이터를 조작하거나 타인의 시험성적서를 자기 것인 것처럼 제출하는 행위는 물론 불리한 데이터는 제외하고 유리한 데이터만 선별해 공개하는 등으로 특허 등록받았다면, 그 특허는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관련자들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작성일시 : 2013.07.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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