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선스 협상 중 잠정 합의된 Term Sheet와 전혀 다른 조건을 주장하면서 본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경우 책임문제 신의 성실하게 협상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사건 – SIGA v. PharmAthene (May 24, 2013, Supreme Court Delaware) --

 

1. 배경사실

 

제약벤처 SIGA는 2004년 항바이러스 의약품(ST-246)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SIGA 2005년 하반기 개발자금 부족으로 PharmAthene로부터 자금지원 및 공동개발 등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하였습니다. PharmAthene는 합병을 원하였으나, SIGA는 합병보다 라이선스를 희망하였습니다. 양사는 절충하여 합병과 라이선스 two track으로 협상을 진행하였고, 2006. 1. 주요 사항에 합의하였으나 강제성이 없다고 표시한 License Agreement Term Sheet(LATS)을 작성하였습니다. LATS에는 License fee의 선불금 $6백만 달러, 그 중 $2백만 달러는 즉시, $2.5백만 달러는 12개월 후에, $1.5백만 달러는 SIGA $15백만 달러를 초과하는 매출액을 달성하는 경우에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합계 $1천만 달러를 구체적인 목표 달성에 따라 별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경상로열티로는 1년 순매출액의 8%(매출액 $250백만 달러 미만), 10%(매출액 $250백만 달러 이상), 또는 12%(매출액 $1십억 달러 초과)를 지급하고, 미국 연방정부에 대한 판매분의 순이익이 20%를 초과하는 경우에 순이익의 50%를 지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양사는 2006. 3.에는 LATS가 첨부된 합병에 대한 의향서(a Letter of Intent)를 교환하였습니다. 양사는 급전이 필요한 SIGA의 사정을 고려하여 2006. 3.경에 먼저 브리지론(Bridge loan) 계약을 체결하고 $3백만 달러를 지원받아 급한 재정적 문제를 해결한 후에 2006. 6.경에는 합병 계약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였습니다. 2개의 계약서에는 모두 LATS의 조항에 부합하게 신의성실하게 협상할 것에 동의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If the merger were terminated, the parties would negotiate in good faith with the intention of executing a definitive license agreement in accordance with the terms of the LATS).

 

그런데 합병계약의 논의 중에 SIGA가 미국국립보건원(NIH)로부터 2006. 6.경에 $5.6백만 달러, 2006. 9.경에 $16.5백만 달러 등 합계 $20백만 달러 이상의 연구개발자금을 지원받게 되었고, SIGA는 합병 등을 다시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SIGA NIH의 지원 사실과 ST-246이 영장류 실험에서 천연두 등으로부터 100% 보호하였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주식을 증자발행하여 $9백만 달러를 조달하였습니다(유상증자시의 주식가치는 2005년 당시의 3배였음). PharmAthene 2006. 9.에 합병 협의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의하였으나 SIGA는 이를 거부하고 10월에 합병 협의는 종료되었습니다. 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SIGA는 이후에도 NIH과 그 산하기관으로부터 2008. 9. 1. $55백만 달러, 9. 18. $20백만 달러, 2009. 9. 2. $3백만 달러 등 합계 $78백만 달러의 연구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PharmAthene은 남은 라이선스 계약을 완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논의 중에서 SIGA는 선불금과 로열티를 막대하게 늘려 LATS에 규정하였던 내용과는 매우 다른 내용으로 변경한 것이었습니다. , SIGA는 대금 조항에서 선불금을 $100백만 달러로, 구체적 목표 달성에 따라 $235백만 달러로, 경상로열티를 판매량에 따라 18%, 22%, 25%, 28%로 변경하고, 남는 순이익의 50%를 무조건 지급할 것으로 주장한 것입니다.

 

PharmAthene LATS를 기준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것을 다시 주장하였으나, SIGA LATS에 명시적으로 강제성이 없다고 작성하였던 점을 들어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06. 12. PharmAthene은 신의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강제하도록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델라웨어주 1심법원은 2011. 9.SIGA LATS에 부합하게 신의성실하게 라이선스 계약의 협상을 진행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고, 법원의 재량에 의한 형평법상의 배상금(equitable payment)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2. 델라웨어 주대법원의 판결

 

. 계약 위반 여부

 

SIGA LATS는 강제성이 있는 라이선스 계약이 아니라고 하면서 동시에 신의성실하게 협의할 SIGA의 의무에 의하면 SIGA LATS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조항들만을 제안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은 브리지론과 합병 계약서의 명시적인 계약 조항은 당사자들에게 LATS의 조항들에 부합하게 최종 라이선스 계약을 작성할 의도로 신의성실하게 협상할 의무를 지우고 있고, 특히 LATS에 실질적으로 유사한 경제적인 계약 조항의 한도에서 협상에 임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LATS 자체는 서명되지도 않았고 각 페이지의 하단에는 강제성 없는 규정(Non Binding Terms)이라고 적혀 있지만, 브리지론 계약 및 합병 계약에 LATS가 첨부되었고 이에 부합하게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협상을 할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LATS에 실질적으로 유사한 경제적인 계약 조항으로 협상에 임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SIGALATS에 실질적으로 유사한 조항으로 제안해야 한다는 것은 협상에 불확실성과 소송의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항변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당사자의 제안 조항들이 실질적으로 다른 것인지 여부와 불성실하게(in bad faith) 그 조항들 제안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므로 소송의 위험은 과장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불성실하다는 것은(bad faith) 단순히 나쁜 판단이나 과실이 아니라 부정직한 목적 또는 도적적으로 부정한 이유로 잘못된 행위를 의도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기준에 따라, 법원은 SIGA가 아래와 같이 LATS 조항들과 실질적으로 다른 입장으로 협상에 임했고 합병 및 라이선스 협상을 파기하려는 불성실한 의도로 그러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LATS

SIGA의 변경안

upfront Payment

$6,000,000

$100,000,000

milestone payment

$10,000,000

$235,000,000

Running royalty (yearly net sale 기준)

8% <= $250M

10% > $250M

12% > $1B

18% <= $300M

22% > $300M

25% > $600M

28% > $1B

Remaining profit 50%를 제공

Only from US government sales having a margin of 20% or more

Any remaining

 

, 법원은 SIGA가 수십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약품의 통제권을 상실하는 계약에 대하여 전형적인 판매자의 변심(seller’s remorse)를 겪게 되었고 최종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위하여 신의성실하게 협상할 의무를 저버렸다고 본 것입니다.

 

. 손해배상

 

주대법원은 위와 같은 SIGA의 계약 위반에 대하여, 1심 법원이 SIGA의 계약 위반이 없었다면 당사자간에 라이선스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다면, 1심 법원이 기대이익 (이행이익, expectation damages)을 산정하여 배상을 명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reliance damages는 신뢰이익배상, restitutionary damages 원상회복).

 

3. 시사점

 

우리나라에서도 통상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계약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 과정이 일정한 단계를 지나 상대방에게 계약 체결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성립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위 미국판결도 비록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계약의 주요한 사항들이 결정되는 등 계약 체결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계약 체결에 대한 신뢰를 형성시키고(다른 계약 조항에 의하여) 상대방에 이에 따라 행동했음에도 당사자가 상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체결을 거부한 경우에는  상대방을 보호하는 판결입니다.

 

위 판결은 주요 계약 조항만을 적시한 Term Sheet 자체가 비록 강제성이 없었더라도 이에 준하여 신의성실하게 협상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는 Term Sheet에 명시한 조항에서 상당하게 벗어난 경우에는 위 약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라이선스, 공동연구개발, 전략적 제휴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협상 과정에서 주요 조항에 대한 Term Sheet가 마무리 된 이후에는 비록 계약이 성립하기 전이라도 협상의 파기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어떠한 신뢰를 형성한 것인지 여부와 계약 조항을 살피는 등의 상당한 주의를 요할 것입니다.


작성일시 : 2014. 1. 23. 08:25
Trackback 1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