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C” “Engineering(설계), Procurement(구매) and Construction(시공)”의 약자로, a) 공장 기획, 설계에서, b) 필요로 하는 모든 장비 및 원부자재 선별, 구매는 물론 c) 기계 및 장비 설치와 공장 건설 및 시운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수주자(Contractor)의 총괄 책임하에 완료하여 발주자가 키만 돌리면(turn key), 공장 가동 가능한 상태로 발주자에게 인도(“deliver a complete plant to the employer who need only turn a key to start operating the plant”)하는 포괄적인 공사 계약을 말한다. 이런 연유로 EPC 계약을 Turn Key 공사계약이라 하기도 한다.  

 

 따라서, 수주자는 계약상 공사 전 과정에 대한 보장과 보증 조항(흔히 “full wrap”이라 함)을 제공하고, 발주자는 이와 관련하여 문제 발생 시 수주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갖게 된다. 이러한 포괄적인 공장 건설, 인도 의무 외에도, 약정한 a) 공사가격, b) 공사일정 및 c) 품질/성능에 대한 보장의무도 부담하며, 이에 대한 위반, 지연, 하자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포괄 발주 특성상 입찰참여를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입증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 수주경험 등의 까다로운 요건이 부과되고 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도 한다.

 

장점 및 단점

 

(1)   

 

발주자 입장에서는,

  • 설계, 원부자재 구매, 다양한 전문영역의 시공, 필요기술 도입 및 라이선스 확보, 사후 유지보수 관리 등 복잡다단한 여러 거래 협상, 선정, 관리 등의 복잡성을 피함은 물론,
  • 문제발생 시 그 책임소재를 일원화 (A single point of responsibility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주업체 입장에서는,

  • 대규모 종합 서비스 제공에 따른 고액의 수주금액을 확보할 수 있고,
  • 일괄관리에 따른 경비 및 일정상 효율화 여지가 많고,
  • 포괄 수주 관리에 따른 실무 경험 축적에 따라 다른 turn key 방식 입찰 시 유리한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Financing 제공자 입장에서는,

  • 수주업체를 통한 일괄 관리책임체제에 따라, 공사 진척도 관리 및 이에 따른 공사대금 지급, 관리가 용이한 반면,

 

(2)  

  • 입찰 전 타당성 조사/자문, 입찰 시 요구되는 사전설계 준비 등에 따른 비용증가 및 공사 전 과정에 걸친 포괄적 책임부담으로 인한 공사가격 인상요인이 잠재하고,         
  • 대규모, 고액의 공사로 인한 과다 경쟁으로 인해 이익 감소 또는 적자 수주까지 강행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 수주업체 또는 그 하청업체의 공사 완료 전 도산 또는
  • 공사비 절감을 위해 부실 원자재 사용 또는 무리한 공기단축 강행 등 부실공사에 따른 품질, 안전상 하자 발생 risk가 높을 수 있고,
  • 수주 과정상 뇌물수수 등 부패방지법 위반 또는 참여업체 간 담합에 따른 부정경쟁 과징금/제재 발생 소지가 상대적으로 높고,
  • 발주자가 공사 과정에 관여 또는 부문별 점검, 조정하기가 어렵고, 
  • 상당한 경우, 수주자가 성능, 효율, 품질, 안전 등을 이유로 중간단계 설계변경 유도하여 원계약가를 인상케 하여, 당초 예상대비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함.

 

■ EPC 계약 주안점 및 주요 조건

 

(1) 4대 주요 조건 및 보증/보장

 

EPC계약의 특성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EPC공사 계약의 수주자는 약정한 정액 대금(fixed lump sum)에 대한 대가로 설계, 구매, 공사 전 과정에 걸친 포괄적인 공사 의무를 부담하는 한편, Project Financing하에 공사대금을 제공한 금융업체로서도 Corporate Financing과는 달리, 대출금 상환에 대한 담보나 상환보장상의 제약으로 인한 risk극복을 위해,

① 공사범위(Scope),

② 공사가격(Cost),

③ 공사일정(Time),

④ 품질/성능 기준(Quality)에 대한 명확한 이행의무 설정 및

이에 대한 보증, 보장의무를 규정하여야 함.

 

◇ 법적, 계약적으로 일괄 수주 방식의 EPC 공사계약인지 여부는 그 제목이나 실무상 호칭에서 내재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해당 계약서의 공사범위와 관련된 양 당사자의 권리, 의무가 EPC공사임이 분명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여야 함을 유의하기 바란다.

 

특히, EPC 공사계약은 상대적으로 i) 간략한 계약본문 외에도, ii) General Terms(일반 표준거래조건), ii) Particular(Special) Terms(특별/수정 조건), iii) 입찰 안내서 및 Bid 제안서, iv) 기술 Spec. vi) 기타 관련 협의/약정서 등 방대한 양과 여러 종류의 관련 부속서류들로 구성되는 관계로 상술한 4대 주요 조건을 중심으로 일관성 유지 및 모순 또는 불일치 규정이 없도록 검토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검토관련 여러 실무부서 간 서로 미루기나 짐작 현상은 절대 금물!).

 

(2) 위반 책임: 손해배상

 

이러한 주요 4대 조건의 준수를 강제하기 위해, 발주자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위반, 지연,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도 명확히 규정하여야 하나,

 

귀책사유 불문 또는 무제한 손해배상 요구 시, 이러한 잠재/우발 risk에 따른 보험료 증대 또는 재무 불안요인으로 인한 간접적인 공사대금 인상 압박 또한 궁극적으로는 발주자의 재정적 부담 증가 요인이 되므로,

 

수주자 입장을 고려한 공정하고 적정한 손해배상 제한(원인별 및 총액 한도 설정 등)과 제외 항목(indirect, special, consequential damage ] 및 예외규정[Force Majeure(불가항력 조항), 발주자/환경적 귀책사유 등]에 대한 고려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위반, 지연 시 신속한 책임 및 배상 조치를 통한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전체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전에 합리적 기준에 따라 약정된 위약금(liquidated damage)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

 

(3) 조정/변경

 

EPC계약은 특성상 project financing등 차관계약은 물론, 장기 원료구매계약 및 전력 등 장기 공급계약은 물론 해당 지역사회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책임 등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관계로, 발주자나 financing 제공기관으로서는 4대 조건에 대한 확정, 불변이 최상책일 수 있으나, 진행과정상 불가피한 상황 발생 또는 효율, 성능, 안전 등 주요 요인 관련 시장/기술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변경이 필요한 경우를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대비한 변경/조정 예외조항을 두되, 그 구체적인 경우의 절차를 규정하고,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정 또는 가격 변경 여지도 규정해 두어야 한다.

 

(4) 분쟁 조정/해결

 

상기와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양 당사자 간 불가피한 분쟁 발생시, EPC 공사 계약의 국제성, 전문성, 다양한 영역의 복합성, 막대한 관련 금액 및 지연에 따른 project financing 업체는 물론 지역사회에 미칠 간접적 피해 등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법원을 통한 해결보다는 관련 당사자 간 합리적 화해, 업계 전문 인력을 통한 조정을 경유, 종국적으로는 국제 중재기구를 통해 비공개적이고 신속히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를 규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쟁 시에도 가능한 공사진행은 계속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의무규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표준계약

 

해외 건설 계약에서는 아래와 같이 건설관련 여러 국제 기관 및 협회들에서 작성, 발간한 다양한 표준계약 양식들이 통용되고 있다.

 

FIDIC(Federation Internationale Des Ingenieurs Conseils; International Federation of Consulting Engineer)

 

국제건설계약의 표준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다. 1913년에 유럽국가들이 설립한 단체로 1987년에 처음으로 FIDIC을 발간한 이래, 1999년 개정판(1999)에 이르기까지 공사범위/유형에 따라 아래와 같이 분류, 정리되어 있음.

 

i)  Red Book(Conditions of Contract for Construction): 설계에 대한 책임이 발주자(Employer)에게 있는 계약조건,


) Pink Book(Conditions of Contract for Construction–MDB Harmonised Edition): Red Book을 토대로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등 다자간 개발은행(Multilateral Development Bank: MDB)들이 사용하는 계약조건,

) Yellow Book(Conditions of Contract for Plant and Design-Build): 발주자가 제시한 performance spec을 토대로 시공사가 설계를 마무리하고 이에 따른 시공 책임을 부담하는 계약조건,


) Silver Book(Conditions of Contract for EPC/Turnkey Projects): 시공사가 설계에서 건설 및 시운전에 이르는 모든 공사를 포괄 수주하는 EPC, Turn-key 계약으로, 시공자의 설계와 시공에 대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반면, 설계와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위험들(risks)에 대한 책임을 시공자가 부담하는 계약조건,

 

) Gold Book(Conditions of Contract for Design, Build and Operate Projects): Yellow 조건에 더해, 운영책임(통상 시운전 후 20년간 운영 및 유지보수 의무)까지 시공자가 부담하는 조건,

) Blue Book: 간척 및 준설 공사에 주로 사용하는 계약조건,

 

White Book: Consulting 계약 등에 사용하는 조건,

 

) Green Book: 소규모 공사나 공사기간이 짧은 계약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작성된 조건,

 

) 그 외에, 하청 공사용 조건(Condotions of Subcontract for Construction; no color)

 

ENAA(Engineering Advancement Association of Japan, Model Form International Contract for Process Plant Construction, 1992)

 

World Bank Process Plant 관련 EPC/Turn Key 공사 표준입찰서류에 ENAA 표준계약조건(1992년판)을 포함시켜, ENAA 1986년 초판 보급 이후 가장 오랜 기간에 걸친 실무검증을 통해 업계에서 공정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임, 이후 세계은행 산하의 ADB(아시아 개발은행) 등 국제개발은행들이 원조, 차관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의 표준 입찰서류에서도 ENAA 표준조건이 폭넓게 준용되고 있다.

 

ICE(Institution of Civil Engineers, Conditions of Contract Design and Construction, 2001)

 

EIC(European International Contracts, Conditions of Contract for Design and Construct Projects, 1994)

 

AIA(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Standard Form of Agreements Between Owner and Design/Builder, 1996)

 

JCT(Joint Contractors Tribunal, U.K.)

 

RIBA(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ICC(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이러한 표준거래조건들은 대체로 관련 계약 법규상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들로 상세한 이행 의무 구성은 물론 위반 시 분쟁 해결 방법, 지연배상 및 기타 손해배상 방법, 제한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또한, 뇌물 수수 등 부패방지, 담합 등 부당경쟁 방지 등 관련국 강행법규상 준법관리 측면에서 요구되는 기타 책임과 준수의무 등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어 실무상 널리 통용되고 있고, 적극적인 준용을 추천하는 바이다.

 

, EPC 거래의 특성상, 공사범위 내의 모든 책임은 수주자가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주자 입장에서는 수용 불가피한 risk 조항이므로, 설계, 구매, 시공 단계에서 여러 하청업체들과의 계약 시 그 원인별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구상권 등 구제책을 확보하여 문제발생 시 발주자에 대한 책임에 대한 2차적 구상권 확보가 필요하나, 원인 규명/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우에 대한 risk는 여전히 존재한다.

 

EPC/Turn Key 계약의 특성상 발주자와 수주자 간에 있어 공사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책임을 일원화하여 수주자에게 전가하는 기본 원칙은 불가피한 반면, 이러한 potential risk 또한 수주자의 insurance나 기타 재무적 우발채무로 반영되어 수주계약가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어 종국적으로는 발주자(소비자) 부담이 되는바, FIDIC ENAA 등에서 추천한 표준계약에서는 consequential damage(결과적 손해), indirect damage(간접 손해), special damage(특별손해)를 손해배상에서 제외하고, 손해배상 한도에 대한 상한제를 두는 등 적절한 조정 장치를 두고 있다. 그 외에도 이러한 표준 계약들은 가능한 한 발주자와 수주자 어느 일방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규정으로 업계 실무상 양 당사자의 폭넓은 수용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왔으므로,

 

개별적인 조건 협상보다는 이러한 표준계약조건을 토대로 합의하고, 일부 조정 불가피한 조건 또는 해당 공사에 특정된 구체적 범위/가격/일정/중재지 국가/준거법 등에 대한 합의를 Particular Terms 또는 Special Terms로 정리하여 General Terms의 해당 규정에 수정을 가하는 형식으로 진행함이 바람직하며, 이것이 실무 통례이다.

 

Power plant process plant 건설이나 도로, 통신, 항만 등 국가기간산업 건설project 등 해외 대형 건설공사 계약은 각국의 EPC 업체들 간의 경쟁입찰을 통해 수주자가 결정됨은 물론, 이러한 기간산업이나 process plant들은 대부분 발주자 입장에서 World Bank ADB 등 국제개발은행(multilateral development banks, MDB)들의 원조 또는 차관 하에 추진되는 관계로 원칙적으로 MDB나 발주자가 제시한 주요 계약조건이 입찰 요건 중의 하나로 이미 포함되어 있는 관계로 수주자 입장에서 유리한 개별조건을 기준으로 협상할 여지는 미약한 환경이므로, 가능한 한 업계에서 오랜 실무를 통해 검증된 중립적 표준 계약조건을 기준으로 협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FIDIC, ENAA, EIC 등은 모두 시공사/EPC 업체 연합/협회인 관계로, 개별 협상시 수주자가 처하게 될 일방적인 불이익보다는 협회차원에서 정립된 형평, 중립적 표준계약조건을 통용시킴으로써 수주업계의 일방적 불이익을 방지하고, 입찰 업체 간 동일 또는 공정한 계약조건 하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수주자가 결정될 수 있는 바람직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World Bank ADB 등 국제개발은행들의 원조, 차관 하에 진행되는 EPC/Turn key 공사계약의 경우에는 이러한 표준계약조건을 전제로 입찰이 진행되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용태 미국변호사

 

 

작성일시 : 2017. 9.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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