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가특허연계제도를 시행 중인 호주의 법원이 등재특허권자가 제기한 특허침해예방 가처분소송에서 제네릭 제품의 생산, 판매, 프로모션의 금지뿐만 아니라 예방조치로서 그 전 단계인 제네릭 품목허가 금지까지 명령한 판결 소개 -- 

 

앞서 블로그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른 특허침해예방청구의 소는 본안소송 또는 가처분 소송에서 구체적 구제수단으로 예방조치가 어떤 내용이 될지 쉽게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제도에 따른 소송이므로 원고 등재특허권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의 창의적 소송수행과 법원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미국법원에서는 HWA에 따른 30개월의 판매금지 기간이 경과된 이후에도 등재특허권자의 청구에 따라 제네릭의 허가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특허침해금지 또는 예방 가처분(Preliminary Injunction)을 명령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 약사법상 30개월의 시판금지기간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본안소송 1심 판결일까지 또는 등재특허의 존속기간 만료일까지로 연장되는 것입니다.

 

허가특허연계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미국 특허법 및 약사법과 상당히 다른 법규정을 갖고 운영하는 호주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가처분 결정이 있습니다. , 등재특허권자가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자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침해예방청구의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법원은 제네릭 제품의 생산, 판매, 프로모션의 금지명령을 하고, 나아가 제네릭 발매의 전제조건인 품목허가 및 등재(호주 약사법상 시판허가에 해당하는 PBS 등재)를 금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가처분 결정을 호주 법률상 용어로는 Interlocutory Injunction이라 하는데, 미국법의 Preliminary Injunction, 우리나라의 가처분에 대응되는 것입니다. 최근 호주 IP 로펌 뉴스레터에 의하면, 8건의 Interlocutory Injunction 신청사건 중 등재특허권자 승소 7, 제네릭사 승소 1건으로 등재특허권자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 비율이 매우 높다 합니다.

 

호주는 허가특허연계제도 관련 법규가 미국과 상당히 다르고 오히려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특허소송의 가처분요건을 적용하면서 특허침해예방의 구체적 조치로서 제네릭 제품의 생산, 판매, 프모로션 금지를 넘어 품목허가 및 등재금지까지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실제 사례를 참고로 살펴보면, Eli Lilly의 골다공증 치료제 EVISTA (raloxifene)의 등재특허에 관한 2013년 호주법원의 가처분 결정에서 제네릭의 판매 및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그 전 단계인 PBS 등재도 금지되었습니다. 호주법원은 그와 같은 결정의 근거로서, 제네릭 발매로 인해 오리지널 약가의 16%가 즉각 인하되고 나중에 특허권자가 승소하더라도 인하된 약가의 원상회복이 어렵다는 점, 첫 제네릭의 허가 및 PBS 등재가 일단 허용되면 후발 제네릭의 허가 및 등재를 막기 어렵고 그 결과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 특허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할 경우에 대비하여 제네릭 발매지연으로 인한 손해전보를 위해 담보제공 공탁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처분 허용여부에 따른 등재특허권자와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자의 이해관계, 형평 등을 평가할 때 특허권자의 청구를 인용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허침해금지가처분 결정 사례는 많지만, 이제까지 특허침해예방가처분 결정은 거의 없습니다. 현상동결을 명령하는 침해금지 가처분의 구체적 대상으로 생산, 판매, 프로모션을 금지하는 것까지는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지만, 침해예방 가처분으로서 그 전 단계에 해당하는 제네릭 품목허가 또는 약가등재까지 금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품목허가 금지가 특허침해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구제방법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허가금지 가처분은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자에게 가혹하고 등재특허권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제조치로서 형평(balance)에 맞는 적절한 가처분인지에 대한 다툼이 예상됩니다.

 

호주법원은 허가자체를 금지하여 특허침해를 확실하게 예방하고, 나중에 특허침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그와 같은 허가금지조치로 인한 손해배상을 특허권자가 할 수 있도록 미리 담보를 공탁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허침해예방조치로서 허가금지를 제외하고 다른 실효성 있는 구제수단을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짐작됩니다.

 

특허법리를 개념적으로 살펴보면, 침해금지와 침해예방은 구별되는 개념이므로, 특허침해행위에 해당하는 생산, 판매, 프로모션을 금지하는 것은 "특허침해금지" 명령에 해당하는 것이지 "특허침해예방"을 위한 금지명령에는 맞지 않거나 또는 적용 가능하더라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생산금지, 판매금지, 프로모션 금지보다 앞선 단계의 무언가를 금지해야 침해예방 구제조치로 충분하다고 볼 것인데, 논리적으로 보면 허가금지 또는 약가등재금지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허가특허연계제도에서 예정하고 있는 특허침해예방청구의 소 또는 특허침해예방가처분 신청을 통해 제네릭의 품목허가 금지명령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작성일시 : 2015. 4. 2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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