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의약품광고 가이드라인 및 심의사례 설명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문약의 브로셔 제공을 불법으로 본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아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임상 관련 논문을 요약하는 등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취지였는데, 금일 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논문이나 임상자료 제공의 전면적 금지가 아니라 논문에서 효능, 효과 등 특정 문구만 뽑아 기재하는 것이 광고에 해당할 수 있으며, 허가사항 외 논문 발췌를 금지한다는 것으로 톤의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우선, 브로셔의 제공 행위 자체가 약사법에 따른 광고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도 광고에 해당된다면이라는 단서를 언급하는 것으로 볼 때 일부는 광고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볼 여지를 남겨둔 듯 합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잠시 언급한 판례(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5530 판결)와 같이 법원은 의약품 광고의 수단에 대하여 굉장히 넓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역시 전단, 팸플릿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점에 비추어 브로셔라는 매체 또는 수단 자체로 광고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위 판례가 광고에 대하여 널리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에게 알릴 목적’,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것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였다는 점입니다. 과연 영업사원이 직접 방문하여 1:1로 의사를 만난 후 브로셔를 배포하는 행위가 광고에 해당되는지에 의문이 남을 수 있습니다.

 

식약처나 법원의 입장이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식약처가 최근 발간한 가이드라인에서 전문의약품 광고는 소통 수단 다변화를 감안해 전문의약품에 대한 최신 정보와 임상정보 등이 전문가에게 원활히 제공되는 것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것을 전제로, 약사법령 자체가 방문광고를 광고 수단으로 열거하고 있고, 영업사원이 의료인을 만나는 행위를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볼 것이 아니라 영업사원의 행위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그 행위에서 불특정 다수의 의료인에게 자신의 의약품을 알릴 목적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이어서 영업사원의 방문 및 브로셔 제공이 광고가 아닌 행위에 해당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편, 브로셔에 기재할 수 있는 논문의 범위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약사법 제68조 제1항은 의약품의 효능이나 성능에 관하여 거짓광고 또는 과장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허가를 받은 후가 아니면 의약품의 효능에 관하여 광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7은 효능에 관하여 허가를 받은 사항 이외의 사항을 광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는데(2호 가목), 동 목 단서를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의학적, 약학적으로 공인된 임상결과 등 근거문헌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라는 부분입니다.

 

언론보도가 바로 위 단서에 관한 식약처의 입장으로 보입니다. 이는 예전부터 확고한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인데, 적어도 효능효과, 용법용량과 관련하여서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항을 기재한 논문의 경우 의학적, 약학적으로 공인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이드라인에서 공인된 범위의 예시로 허가 시 제출되어 검토된 근거문헌자료를 들었다는 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이외에도 심평원의 급여기준에 대한 기재 등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위 설명과 마찬가지라 할 것입니다. 일부 약제의 경우 급여기준과 허가사항이 상이한데, 위와 같은 관점에서 허가사항과는 다른 급여기준을 기재하는 것이 허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련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View.html?ID=1111553

 

유제형 변호사

 

 

작성일시 : 2017.06.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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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시험결과를 학술논문으로 발표한 후 제3자가 무단 복제하여 제품허가 신청서류로 식약처에 제출한 경우 저작권침해 인정 -- 

 

1. 종래 대법원 판결과 최근 하급심 판결 내용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5835 판결에서 공간된 학술논문도 제품허가를 받기 위해 무단 복사해 첨부하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명확하게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발표된 학술논문도 타사에서 DC 자료, Detail용 또는 홍보용 팜플렛에 무단으로 사용하면 저작권침해책임을 지게 됩니다.

 

최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 8. 18. 선고 2016고정432 판결도 실무가들에게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민사책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여부가 문제된 사안인데, 결론은 저작권자의 고소기간 도과를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한 사례입니다. 다시 말하면, 공간된 학술논문을 허가신청자료로 무단 복사하여 제출한 행위는 저작권침해에 해당하지만, 친고죄 고소기간을 도과한 흠결로 결국 처벌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첨부한 판결을 꼼꼼하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종래 정리하였던 저작권법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다시 올려드립니다.

 

1.    대법원 판결사안의 사실관계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5835 판결에 기재된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리프리놀(LYPRINOL)을 수입 판매하던 A회사는, 2002년경 리프리놀의 효능에 대한 홍보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국내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들에게 리프리놀의 관절염증 조절 및 관절기능 개선에 대한 임상연구를 의뢰하였고, 그 임상시험 종료 후 교수들은 관절염 환자 54명에 대한 임상연구결과를 종합하여 2002 5월경 ‘슬관절 및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서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물(LYPRINOL)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A 회사에서는 2004년 위 논문을 근거자료로 제출하여 식약청으로부터 리프리놀 - 초록입 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건강기능식품의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2008년경 본사와 A회사의 수입 판매권 계약이 종료되었고, 새로운 B 회사가 2008 5월경부터 본사로부터 리프리놀을 수입하여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B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이 사건 피고인은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기 위하여 저자들의 동의 없이 최신의학 Vol. 45., No. 5(2002)에 게재되어 있던 위 논문 전체를 직접 복사하여 식약청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B회사는 임상시험 의뢰인 A회사, 논문저자인 교수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오히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학술논문을 창출하는데 어떤 기여도 하지 않았던 B회사와 같은 제3자가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복사하여 식약청 허가자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이 문제된 사안입니다.

 

2.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학술논문의 저작권에 관한 본사의 권리 여부

 

임상시험과 논문발표 과정에서 본사의 여러 가지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저작권을 본사가갖는다는 명시적 약정이 없으면 본사는 저작권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결에서는 A회사와 본사 사이에는 국내 대리점계약을 체결하면서 A회사가 시작하여 발표하는 판촉물 및 임상연구에 대한 저작권은 A회사가 보유한다는 취지로 약정한 사실, 이 사건 논문의 저자들이 논문의 해외 출판을 위하여 그 편집을 본사가 지정한 제3자에게 위임하기도 하였으나 본사에 이 사건 논문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사실 등을 바탕으로 법원은 논문의 저자들이 본사에 이 사건 논문에 대한 저작권을 양도하였다거나 포괄적 이용허락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논문에 관한 권리가 본사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본사의 권리에 기대어 방어하려는 B회사 방어논리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공표된 학술논문의 공정한 인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공표된 학술논문은 자유롭게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학술논문이더라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자 동의 없는 복제 및 사용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한된 특정 범위에서만 자유로운 복제 및 사용이 허용됩니다. 저작권법에는 저작재산권의 제한이란 항목이 있고, 다양한 제한 사유가 열거되어 있습니다. 본 사안과 관련된 조항으로는 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 비평 · 교육 ·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B회사는 공표된 학술논문을 정당한 범위에서 인용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논문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전체를 그대로 복사하여 허가 신청서에 첨부한 것이므로 저작권법 소정의 ‘인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것을 ‘인용’으로 본다 하더라도, B회사가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음으로써 제품 판매에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② 피고인은 기능성원료의 인정신청을 위한 근거서류로 이 사건 논문 전체를 복제한 것인데, 이와 같은 목적은 이 사건 논문이 작성된 원래의 목적과 같으므로, 이 사건 논문의 복제는 원저작물을 단순히 대체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논문이 임상연구결과를 기술한 사실적 저작물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논문의 일부가 아닌 전체가 그대로 복제되어 이용된 점, ④ 이 사건 논문의 복제로 인하여 사단법인 한국복사전송권협회와 같이 복사권 또는 전송권 등을 관리하는 단체가 복제허락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학술정보데이터베이스 제공업자로부터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이 사건 논문의 복제물을 구할 수 있는 사정까지 엿보이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이 사건 논문 복제행위를 저작권법 소정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아무리 기술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의 논문이고, 또 학술지에 공표된 것이라고 하여도, 논문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또 많은 비용이 아니라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입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논문전체를 복사하여 사용하였고, 그 논문의 사용으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복제 사용행위는 명백하게 저작권 침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동의를 얻거나, 또는 사전에 저작권자들로부터 동의를 받고 논문을 수집하여 제3자에게 복제를 허용하고 그 비용을 받는 학술정보데이테베이스와 같은 판매, 유통 경로를 통해 정식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입수하여 사용한다면 본 사건과 유사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논문이 위와 같은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와 있지 않는 오래된 논문이라면 그 저작권자를 확인하기도 어렵고 또 직접 접촉하여 동의를 얻는 것도 실무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저작권법에는 이와 같이 이용허락을 받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법정허락이라는 제도를 대안으로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저작권위원회에서 실무를 담당하므로 문의하시면 될 것입니다.

 

4. 일반인을 대상으로 널리 사용하지 않고 식약청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한 사정

 

B회사는 논문을 불법 복사하여 제3자에게 판매한 것이 아니라 식약청 허가서류에만 첨부한 것은 저작권법이 금지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복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업 내부에서 업무상 이용하기 위하여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이 제한되는 사유인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B회사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5.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결 요지

 

한국회사 A는 건강기능식품 로즈힙(Rose Hip, 들장미 열매) 원료를 수입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식약처에 건강기능성식품 원료 인정 신청을 하면서, 공간된 외국 학술논문을 복제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그 학술논문은 원료생산 회사 덴마크 본사의 의뢰로 진행된 임상시험결과를 포함한 것이었고, 그 한국 독점 총대리점 회사에서 위 사살을 본사에 알려고 위임을 받아 A사를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형사 고소한 것입니다.

 

법원은 A사의 저작권침해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2013. 3. 15. 시행 개정 저작권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권 침해하는 행위만 비친고죄로, 나머지는 친고죄로 정한 배경과 취지 등을 고려하여, 영리목적을 침해행위로 직접 대가를 받는 행위로 좁게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엄격한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엄격한 해석이 상급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 다음 저작권자의 고소가 친고죄의 고소기간 6개월을 지난 후 제출되었다고 보고 공소기각으로 A사를 형사처벌하지 않았습니다.

 

첨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 8. 18. 선고 2016고정432 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고정432 판결.pdf

 

작성일시 : 2016.08.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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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설명서, 팜플렛, 홍보자료와 저작권 문제 -- 

 

동일 또는 유사제품을 발매하는 후발회사는 선발회사의 제품설명서, 홍보자료에 사용된 제품성능, 안전성 등 데이터와 설명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가? 만약 오리지널사의 팜플렛에 실린 실험수치 데이터나 정리된 그래프 등을 후발제품의 판촉용 팜플렛에 사용한다면 법적 책임이 문제되는가? 이와 같은 문제에 관련된 저작권 법리를 살펴보고 실무적 대응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성이 있는 표현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그 표현의 바탕이 되는 내용, 아이디어, 사상, 데이터 등은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이것을 아이디어/표현의 2분법이라고 하며, 국제적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예외 없이 채택하고 있는 확고한 저작권법 원칙입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표현과 그 바탕인 아이디어가 서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합체된 저작물도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이와 같은 저작물도 보호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아이디어가 아닌 창작성 있는 표현만을 보호한다는 것이 저작권법의 가장 중요한 법리입니다.

 

따라서, 제품의 효능이나 안전성 실험데이터 자체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해당하므로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오리지널사가 만들어 낸 데이터도 누구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발제품의 팜플렛에 오리지널사의 데이터 등을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그 자체를 넘어 데이터를 보기 좋게 정리한 그래프나 설명 문구를 그대로 쓰는 것은 다른 측면의 문제로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만약 해당 그래프나 설명 문언이 내용상 누가 하더라도 오리지널과 동일 유사한 그래프와 설명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그것은 저작권법 보호대상이 아닐 것입니다.

 

설령 후발제품 팜플렛이 그 바탕인 데이터와 같은 과학적 사실을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 표현까지 무단 사용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라고 해도 원저작권자는 후발주자에 대해 저작권법상 권리주장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한다면 후발회사는 표현뿐만 아니라 그 바탕인 데이터 등 내용까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위법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제품의 효능이나 안전성 설명 및 그래프는 학술적 내용으로 누구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합니다. 학술적 내용을 넘어 저작권이 미치는 경우에도 그 저작권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한정되는 것이지 학술적 내용 그 자체까지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같은 이유로 실험데이터 관련 영역에서 그 데이터에 관한 팜플렛 등 출판물이 학술적 내용과 구별되는 독창적 표현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으로 인정받을 만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물론 타사의 팜플렛 내용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작권 침해가 아니더라도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선발회사만이 그 과학적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시험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는 것처럼 과도하게 데이터 등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주장하는 것도 분명 문제가 있다 할 것입니다.

 

작성일시 : 2015.01.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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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트 파일의 불법 사용과 그 결과물에 관한 저작권 침해여부, 그 폰트가 사용된 팜플렛 등의 사용금지 및 폐기청구 인정여부 --

 

폰트파일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폰트 즉 서체(typeface) 그 자체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적 보호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폰트 파일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하지만 폰트 자체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판단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이 저작권법에 저작권침해 결과물의 폐기청구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그 조항의 해석이 핵심쟁점으로 생각됩니다.


저작권법 제123조 (침해의 정지 등 청구) ②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를 가진 자는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청구를 하는 경우에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건의 폐기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

 

여기서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청구”는,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침해 정지 청구입니다. 즉, 저작권 침해 행위가 있었음을 전제로, 저작권자는 침해자에 대하여 제2항에 따라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건”을 폐기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폰트 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여 상표, 간판, 광고물을 만들거나 책을 인쇄한 경우를 상정하면, 그 상표나 인쇄된 책은 타인의 폰트 파일에 대한 프로그램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에 해당합니다. 저작권법 제123조 제2항을 적용하면 그 물건의 폐기청구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폰트 파일을 인쇄물 제작에 사용하는 경우 인쇄물 제작용 프로그램을 통해 폰트 파일 프로그램을 불러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컴퓨터의 메모리에 폰트 파일 프로그램이 일시적으로 복제가 되는바, 이 또한 폰트 파일 저작권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게 되며(RAM에의 일시적 복제를 복제권 침해로 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2. 21. 선고 2013가합25649 판결 등), 이러한 저작권 침해행위로서 불러온 폰트에 의하여 인쇄물이 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123조 제2항을 위와 같이 문언적으로 해석하면, 폰트 자체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례의 태도와 배치되는 등 여러 가지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됩니다. 예를 들어, MS Word를 불법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여 만든 모든 문서에 대한 Microsoft사의 폐기청구가 가능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위와 같은 해석론에 따르면, 폰트 파일 저작권자가 폰트 파일이 불법 사용되었다는 점만 증명하면 폰트 파일이 사용된 모든 인쇄물의 폐기를 청구할 수 있게 되어, 결국 폰트 자체를 법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쇄물에 대한 폰트 디자인권의 효력을 배제한 디자인보호법 제44조 제2항의 취지에도 어긋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작권법 제123조 제2항의 “침해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건”의 범위를 제한 해석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없습니다. 법원이 구체적 사건에서 판결을 통해 제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지만, 국내외 판례나 학설의 뒷받침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이에 관한 연구 논문이나 외국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제한해석이 가능할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폰트 파일에 대한 저작권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 저작권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서 그 파장이 중대한 문제로 보입니다. 물론, 가볍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폰트파일 결과물에 대한 폐기청구를 인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들을 고려할 때, 그 범위를 제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직하게는 저작권법에 명시적으로 제한 해석한다는 규정을 두는 입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정리하면, 결과물 폐기 인정여부에 관한 학술적 논의는 별론으로 하고, 실무적 입장에서는 현행 저작권법 규정을 중시하여 관련 Risk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현행 저작권법 규정에 따라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면, 법규정상 타인의 저작물에 해당하는 폰트 파일을 불법 사용하여 작성한 결과물을 폐기할 수 있으므로, 관련 소송에서 폰트파일로 만든 상표, 로고, 광고물, 팜플렛, 인터넷 홈페이지, 간판 등의 사용금지 및 폐기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작성일시 : 2014.07.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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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 판촉용 홍보자료, 팜플렛에 선발회사가 만든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그 자료에 관한 타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

 

후발회사는 선발회사의 제품 홍보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선발제품의 효능 및 성능, 안정성 등 데이터와 설명 자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가?

만약 선발회사의 제품 홍보자료팜플렛에 실린 시험 수치 데이터나 정리된 그래프 등을 후발제품의 판촉용 팜플렛에 사용한다면 법적 책임이 문제되는가?

이러한 문제들에는 저작권법이 직접 관련됩니다. 이하에서는 해당 법리를 살펴보고 실무적 대응책 등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성 있는 표현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그 표현의 바탕이 되는 내용, 아이디어, 사상, 데이터 등은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표현과 그 바탕인 아이디어가 서로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합체된 저작물도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이와 같은 저작물도 보호대상에서 제외합니다. , 창작성 있는 표현만을 보호한다는 것이 저작권법의 가장 중요한 법리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표현 2분법은 국제적으로 모든 국가가 채택하고 있으며 거의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 확고한 법원칙입니다.

 

제품의 효능이나 안정성 실험데이터 자체는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해당하므로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선발회사가 만들어 낸 데이터도 누구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발제품의 팜플렛에 오리지널사의 데이터 등을 그대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데이터를 정리한 그래프나 설명 문구를 그대로 쓰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만약 해당 그래프나 설명 문언이 내용상 누가 하더라도 오리지널과 동일, 유사한 그래프 또는 설명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그것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아닐 것입니다. 설령 후발제품 팜플렛이 그 바탕인 내용을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 표현까지 무단 사용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원저작권자는 후발주자에 대해 저작권법상 권리주장을 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경우 후발회사가 그 표현뿐만 아니라 그 바탕인 데이터 등 내용까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위법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효능이나 안정성 설명 및 그래프는 학술적 내용으로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한다 할 것입니다. 학술적 내용을 넘어 저작권이 미치는 경우에도 그 저작권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한정되는 것이지 학술적 내용 그 자체까지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같은 연유로 실험데이터 관련 영역에서 그 데이터에 관한 팜플렛 등 출판물이 학술적 내용과 구별되는 독창적 표현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으로 인정받을 만한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타사의 팜플렛 내용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마치 선발회사만이 그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는 것처럼 과도하게 저작권 보호를 주장하는 것도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작성일시 : 2013.09.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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