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아닌 외부인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 추궁__글1건

  1. 2013.11.18 [사례연구] 의약품 제조품목허가증 관련 영업비밀침해죄 및 업무상 배임죄 사건 판결

-- 의약품 제조품목허가증 관련 영업비밀침해죄 및 업무상 배임죄 사건 판결 --

 

사실 관계를 편의상 간략하게 도식적으로만 설명합니다. 국제무역중개를 주 사업으로 하는 A는 한국 제약회사 B의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로, 한국 식약청이 발행한 의약품 제조품목허가증을 전달받아서 베트남 품목허가(비자)를 받았습니다. 그 후 정상적으로 한국 제약회사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 판매해 왔습니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후, 피고인 A는 사업상 여러 이유로 베트남에서 독자적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앞서 받은 품목허가와 다른 별개의 비자를 받은 후 베트남에서 해당 제품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직접 생산, 판매하였습니다.

 

한국 제약회사 B는 베트남에서의 품목허가를 위해 제공한 의약품 제조품목허가증을 허락 없이 활용하여 유사한 제품을 제조, 판매한 것은 자사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문제가 된 품목허가증을 영업비밀로 유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비밀관리성 흠결을 이유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최근 대법원에서도 하급심 판결을 지지하여, 결국 비밀관리성 흠결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의약품 품목허가신청서 및 허가증에 포함된 정보 자체는 해당 기업의 귀중한 자산임에 틀림없습니다. 일반 상식으로는 전형적인 영업비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귀중한 정보라도 상당한 노력을 들여 비밀로 유지, 관리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법률상 영업비밀로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밝힌 판결입니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 전형적으로 제기되는 바와 같이, 그 다음 예비적으로 통상 추궁하는 업무상 배임죄에 대해서, 대법원은 무죄로 판결하였습니다. 1심 판결에서 업무상 배임죄 유죄로 판단하였지만, 항소심 무죄, 대법원 무죄로 최종 선고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항소심 판결을 첨부하오니,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핵심 쟁점은, B 회사의 직원이 아닌 외부인으로서 특정 계약의 상대방에 불과한 피고인 A,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한국 제약기업의 위 품목허가증과 관련된 일련의 업무에서, “타인(한국 제약기업)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면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그렇지 않다면 배임죄 책임이 없는 관계입니다. 민사법 분야에서, 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 등과는 구별되는 형사법 고유의 쟁점입니다. 첨부한 항소심 판결문 5,6면에서는 관련 법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변호사가 읽더라도 쉽게 그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배임 관련 내용은 대표적으로 미묘하고 어려운 법리입니다.

 

그 요점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품목허가증 무단 사용행위가 계약위반이나 신의칙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계약 상대방의 재산으로서 보호 내지 관리하여야 할 의무를 전형적,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신임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을 요구한다라는 요건을 충족할 때에만 한정적으로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예를 들어, 품목허가증을 제공하면서 체결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위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단지 의약품의 베트남 수출 판매계약만으로는 그 계약의 당사자 A가 타인에 해당하는 B회사의 품목허가증과 관련한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직원이 아닌 외부인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추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아무리 중요한 정보라도 보유자가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로 유지, 관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추후 제3자가 어떤 경로로 그 정보를 입수하여 활용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법적 보호가 쉽지 않습니다. 평상시 정보에 관한 보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판결입니다. 또한, 특정 정보에 관한 비밀유지 약정을 체결하는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직원이 아닌 외부인에게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업무상 배임의 책임 한계를 명확하게 설시한 판결입니다.


*관련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2. 15. 2012노372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_2012노3729_판결문_의약품제조품목허가증관련.pdf 

작성일시 : 2013. 11. 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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