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외국에서 특허등록 받은 경우에도 사용자 회사가 그 특허발명을 무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 인정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4763 판결 -- 

 

일반상식으로 당연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법리적으로 어려운 쟁점이 많은 사안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나라마다 특허법이 같지 않고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법적효과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그 특허발명의 장소가 어느 국가인가와 무관하게 해당 특허출원 및 등록을 받은 국가의 특허법이 적용된다는 속지주의에 문제의 발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기업 연구원이 한국에서 발명한 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특허 출원 및 등록을 받은 경우 미국 특허법이 적용됩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특허출원, 심사, 등록, 무효와 같은 특허법 본래의 사안이 아니라 직무발명에 관련된 내용도 한국기업의 연구원이 발명한 기술을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받았다면 한국법이 아니라 미국법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핵심쟁점입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 미국법이 아니라 한국법이 적용된다고 명확하게 판시하였습니다. 사용자에게는 직무발명을 특허여부와 상관 없이 무상으로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권리, 즉 무상의 통상실시권이 기본 권리로 인정됩니다. 이와 같은 무상의 통상실시권은 직무발명에 대해 외국에서 등록받은 특허에 대해서도 그대로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대법원 판결문 중 법리설시 부분을 참고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용자와 종업원 사이에 맺어진 근로계약에 따라 직무발명이 완성되고 피고가 이 사건 직무발명에 기초하여 외국에서 등록된 특허권을 근거로 원고의 외국 거래처에 특허침해금지 경고문을 보내자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영업방해금지를 청구함으로써 원고가 위 특허권에 대하여 통상실시권을 취득하는지 여부가 영업방해금지청구의 선결문제로 된 사건에서, 사용자 원고는 대한민국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종업원 피고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피고가 이 사건 직무발명을 완성한 곳이 대한민국인 점, 원고가 통상실시권을 가지는지 여부는 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의 성립이나 유무효 등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 등록국이나 등록이 청구된 국가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도 아니하는 점을 들어 대한민국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다.

 

2. 직무발명에서 특허를 받을 권리의 귀속과 승계, 사용자의 통상실시권의 취득 및 종업원의 보상금청구권에 관한 사항은 사용자와 종업원 사이의 고용관계를 기초로 한 권리의무 관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직무발명에 의하여 발생되는 권리의무는 비록 섭외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라도 그 성질상 등록이 필요한 특허권의 성립이나 유무효 또는 취소 등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속지주의의 원칙이나 이에 기초하여 지식재산권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국제사법 제24조의 적용대상이라 할 수 없다. 직무발명에 대하여 각국에서 특허를 받을 권리는 하나의 고용관계에 기초하여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회적 사실로 평가되는 동일한 발명으로부터 발생한 것이며, 당사자들의 이익보호 및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직무발명으로부터 비롯되는 법률관계에 대하여 고용관계 준거법 국가의 법률에 의한 통일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직무발명에 관한 섭외적 법률관계에 적용될 준거법은 그 발생의 기초가 된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으로서 국제사법 제28조 제1, 2항 등에 따라 정하여지는 법률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실용신안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이 대한민국 법률인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직무발명에 기초하여 외국에서 등록되는 특허권 및 실용신안권에 관하여 통상실시권을 취득하는지 여부에 관한 준거법도 위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인 대한민국 법률이다. 사용자 원고는 위 법률에 의하여 이 사건 직무발명에 기초하여 외국에서 등록되는 특허권 및 실용신안권에 대하여도 통상실시권을 가진다."

 

작성일시 : 2015.02.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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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 계약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best efforts”“best endeavours” 조항의 해석 및 실무적 유의사항 --

 

1. 국제계약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대표적인 계약 조항

 

외국회사와 제품의 수입 및 국내판매 계약을 하는 경우, 국내회사는 그 제품의 판매를 위해 가능한 최선의 노력(best efforts)을 다해야 한다는 조항이 매우 자주 등장합니다. 반대로 한국회사가 다른 나라에 수출을 하면서 현지 회사를 총판 파트너로 선정하는 계약을 하는 경우 그 계약서에도 현지 회사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습니다. 그러나, 판매가 부진하면 이와 같은 계약조항의 위반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영문표현으로 한국인에게는 “best efforts”가 익숙하지만, 국제적으로는 “best endeavours”가 훨씬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영문 계약서는 영국법이나 미국법이 아니라 규정된 governing law에 따라 해석되어야 하므로 단정적으로 그 의미를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이하에서는 우선, 국제계약의 적용법으로 흔히 통용되고 있는 영국법에 따르는 경우 이러한 조항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통상적으로 노력의 의무 강도 수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3 단계, “reasonable endeavours”, “all reasonable endeavours”, “best endeavours”로 구분될 수 있고, 굳이 번역하면 “~ 판매를 위해 [상당한/모든 상당한/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 법적 의미, 구속력, 위반시 효과 등을 살펴봅니다.

 

2. 영국 판례법상 해석

 

“reasonable endeavours”, “all reasonable endeavours” “best endeavours”의 세 가지 문구의 구체적 의미에 대하여 규정한 성문법은 없습니다. 다만, 구체적 계약분쟁을 판결한 판례법에 따라 그 의미 및 판단기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사전적으로는 endeavour effort가 동일한 의미를 가지지만 영국에서는 관행적으로 “endeavour”를 계약용어로 사용해 왔으며, 이에 영국 판례법도 “endeavour”가 사용된 경우에 대해서만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 Reasonable Endeavours

 

영국 판례법은 상당한 노력에 해당하는 문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A party should take one reasonable course of action, rather than many, bearing in mind its own commercial interests and the likelihood of success.” , 해당 당사자의 상업적 이익 및 수단의 성공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능한 수단들 가운데 하나의 상당한 수단을 선택하여 추진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 All Reasonable Endeavours

 

우리 말로는 모든 상당한 노력정도가 될 것입니다. 영국 판례법은 “all reasonable endeavours”A party should explore, to a reasonable extent, all avenues reasonably available to it, but it doesn’t have to disregard its own commercial interests or continue trying to comply, if it is clear that all further efforts would not result in success.”라 풀이해 왔습니다. , 당사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각 동원된 수단에 대해 상당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다만 당사자의 이익을 무시할 필요는 없으며, 또한 실패할 것이 명백한 수단을 선택할 필요도 없습니다.

 

. Best Endeavours

 

우리 말로는 최선의 노력또는 최대한의 노력정도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과거 영국 판례법은 그 의미를 “A party should take steps which a prudent, determined and reasonable obligee, acting in its own interests and desiring to achieve that result, would take. This does not include actions which would lead to its financial ruin, undermine its commercial standing or goodwill, or have no likelihood of being successful.”이라 풀이해 왔는데, 이에 따르면 그 자신의 이익과 결과달성을 위한 열망에 따라 행동하는 신중하고 이성적이며 굳게 결심한 사람이 밟을 만한 단계들을 거쳤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심각한 재정적 위험을 감수하거나 자신의 상업적 기반 등을 약화시키면서까지 이러한 노력을 다할 필요는 없으며, 역시 실패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best endeavours가 부과하는 의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무는 일반적인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는 고도의 의무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에 이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최근 영국판례의 변화 - Rhodia International Holdings v Huntsman International 판결, [2007] EWHC 292

 

과거 영국 판례법은 노력조항이 당사자에게 부과하는 의무의 정도가 reasonable < all reasonable < best 순으로 강화되는 것처럼 판단해 왔습니다. 그러나 판례법상 all reasonable best의 의미 차이가 불분명하여 계약 당사자들에게 혼선을 가져온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Rhodia International Holdings v Huntsman International 판결에서는 best endeavours의 의미를 “an obligation to use best endeavours probably requires a party to take all the reasonable courses he can."라고 함으로써, best endeavours all reasonable endeavours의미를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였습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 설시된 기준이 이후 다른 판결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4. 계약실무상 대응방안    

 

영국 법원은 위와 같은 기준을 기초로 하여 여러 간접사실을 살핀 뒤 노력조항이 요구하는 의무가 충족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위 기준은 실제 사안에서 대략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기능만을 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력조항이 계약서에 삽입되는 경우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력조항에 따라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지 리스트업하여 계약서에 부속문서로 명시하거나 적어도 사전에 메모라도 교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노력조항의 범위도 간접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노력조항의 충족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업무시간, 예산, 인적자원 등의 범위를 한정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노력조항은 법적 구속력이 있고, 위반시 계약의 해지까지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만약, 의무를 부담하는 입장이라면 위와 같은 노력조항을 삭제하는 방안, “reasonable endeavours” 조항으로 그 정도를 낮추는 방안, 미리 가능한 대상을 리스트업하여 상호 협의하는 방안 등을 협의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best endeavours” 표현은 가장 높은 수준의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므로,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작성일시 : 2013.12.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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