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상 제조행위의 정의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또는 의약외품의 제조에 있어 어디까지를 제조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와 관한 논란은 계속 존재합니다. 특히 생물유래의약품의 원료의약품과 같은 경우 제조행위의 시점을 특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주제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관련하여 지난 포스팅에서는 BGMP의 적용범위에 관하여 설명드린 바 있는데(https://blog.naver.com/kasanlaw/220948461931), GMP의 적용범위 역시 궁극적으로 어느 행위를 의약품의 제조행위로 볼 것인지와 맞닿아 있는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에서 의약외품의 제조행위의 의의를 명시한 판결이 나와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를 소개하여 드립니다.

 

- 사실관계

의약외품 제조업체로부터 포장이 봉함된 의약외품 및 봉함되지 않거나 반제품 상태의 제품을 공급받음

작업장에서 봉함된 포장을 개봉하거나 개별 포장한 후 별도 제작한 상자에 포장

포장에는 피고가 제조한 것처럼 회사 상호를 표시하고, 제품의 용도, 용법, 용량, 유효기간을 기재

피고 인터넷 회사 홈페이지에는 의약품까지 제조하는 것처럼 표시

제조업체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표시하여 피고가 제조한 것처럼 선전, 판매

원래 제품의 용도, 품질, 유효기간, 제품명 등을 허위로 기재

멸균제품이 아님에도 이를 표시하거나, GMP 적격업체가 아님에도 이를 표시

 

- 원심의 판단

제조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다른 제조업자로부터 공급받은 멸균장갑 등 의약외품의 포장을 개봉하여 새로 포장한 후 피고인 회사에서 새로 제작한 것처럼 명칭, 유효기한 등을 임의로 기재하여 제조, 판매한 약사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장갑 등의 개봉과 포장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 등이 첨가되지 않았고 그 제품의 성상이나 용법 등이 변경되지 않아 의약외품의 제조행위로 볼 수 없다

 

- 관련 법리

약사법상 의약외품의 제조를 신고사항으로 하고, 품목별로 허가를 받게 하는 등 제조, 판매에 관한 엄격한 법적규제를 하는 이유의약외품의 직, 간접적인 약리작용으로 사람 또는 동물 등의 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의약외품의 명칭, 제조업자, 제조연월일, 성분 등을 의약외품의 포장 등에 표시하도록 하여 의약외품의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

약사법 제31조 제4항의 의약외품의 제조라 함은 의약품 이외의 물품으로서 일반의 수요에 응하기 위하여 일정한 작업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물품을 산출하는 행위

의약외품의 포장을 제거하고 재포장한 경우가 의약외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제품의 성분과 외관, 제조시설 및 제조방법, 제품 포장의 표시 내용, 판매할 때의 설명 및 선전내용, 사회 일반인의 인식가능성 등을 고려하되, 재포장 과정에서 원래 제품의 변질가능성이나 제품명, 제조연월일 등 재포장 표시에 의하여 원래 제품과의 동일성이 상실되어 별개의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 등도 함께 참작하여 제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

 

- 대법원 판단

일반인의 입장에서 위와 같은 사정을 보았을 때 피고인 회사를 제조업체로 오인하거나 원래의 제품과의 동일성을 상실하여 별개의 제품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재포장행위는 의약외품 제조행위로 볼 여지가 있음

 

아시는 바와 같이 의약품(외품)제조에 관하여는 약사법 제2조에서 정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법원은제조의 의미와 관련하여 널리 일반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하여 의약품을 산출하는 행위로 지속하여 판시를 하고 있는데(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2435 판결 등), 이번 판결은 이러한 의약품의 제조의 의미에서 나아가 비록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제조행위의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약사법 상 제조업자에게는 자신이 제조한 물품뿐만 아니라 그 제조행위 자체에 대하여도 상당한 수준의 규제를 가하고 있고, 표시기재 또한 그러한 품질관리의 큰 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은 이를 고려하여 피고가 단순한 재포장에서 나아가 허위표시 등을 하고 그 표시로부터 자신을 제조업체로 오인하게 한 것에 대한 큰 책임을 물었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특히 의약외품 또는 의료기기의 경우 타 업체가 생산한 물품을 합포장하는 등으로 단지 포장만을 변경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모두 제조행위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임에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관련 판결을 첨부드립니다.

 

첨부: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20406 판결

 

유제형 변호사

 

KASAN_[약사법분쟁] 의약외품의 재포장이 제조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 –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

첨부_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도20406 판결.pdf

 

[질문 또는 상담신청 입력하기]

 

 

작성일시 : 2018.06.22 09:24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