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및 쟁점

 

경쟁업체 A를 퇴직한 후 경쟁사 B에 입사한 전직 연구원 CB사에서 경쟁업체 A사의 소스코드 등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새로운 프로그램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B사에서 C의 행위에 공모ㆍ가담한 사실이 인정되었고, 전직한 연구원 C뿐만 아니라 B사에 대해서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가 인정되었습니다.

 

한편, 업무상배임 측면에서 연구원 C의 행위를 업무상배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나 이에 공모ㆍ가담한 B 사의 행위에 대하여는 업무상배임의 공범이 성립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이 형사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다투어진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과 달리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퇴사한 연구원 C는 더 이상 경쟁업체에 대하여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아 업무상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경쟁업체 B사도 업무상배임죄의 공범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2.    배임죄 법리 및 대법원 판결요지

 

업무상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회사직원이 재직 중에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유출 또는 반출한 것이어서 유출 또는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또한 회사직원이 영업비밀 등을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퇴사시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908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직원이 퇴사한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퇴사한 회사직원은 더 이상 업무상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이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한 영업비밀 등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업무상배임 행위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유출 내지 이용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등)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따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할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퇴사한 회사직원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제3자가 위와 같은 유출 내지 이용행위에 공모·가담하였다 하더라도 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업무상배임죄의 공범 역시 성립할 수 없다.”

 

3.    실무적 시사점 

 

기술유출 분쟁에서는 이직한 직원 뿐만 아니라 그 직원을 채용한 경쟁사에 대한 제재를 목적으로 법적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적으로 경쟁사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통상 영업비밀침해죄의 공동불법행위책임, 공범 등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전직한 직원에게 업무상 배임죄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경쟁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공동불법행위, 공범의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다만, 첨부한 판결 사안과 같이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라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에서 회사의 업무상 배임의 공범 성립의 범위를 판시한 부분을 찬찬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첨부: 대법원 2017. 6. 29. 선 20173808 판결

  대법원 2017도3808 판결 .pdf

 

 

작성일시 : 2017. 7. 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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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금지 또는 경업금지소송에서 자주 문제되는 쟁점입니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전직금지 또는 경업금지 약정을 하였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전직금지에 대한 어떤 반대급부(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던 경우에도 그 약정에 따라 전직금지 또는 경업금지 의무(채무)를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실무적으로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쟁점입니다. 

 

이론적 논의와는 별개로 실제로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에게 전직금지 대가를 지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대기업 고위임원에 대한 고문제도를 제외하고는 대가지급 제도는 전무하다 싶습니다.

 

최근 대리직급의 엔지니어가 경쟁사로 이직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 결정문에 판시한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결정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퇴직 후 근로자의 경업이 중요한 영업비밀의 누설을 동반하는 등 사용자에게 현저하게 배신적인 경우에는 경업금지에 대한 대가조치가 없더라도 사용자를 구제하여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다만 현행법질서에서 대부분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정해진 금지청구로써 위와 같은 부정경쟁행위에 대처하고 비밀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경업금지의무는 근로자의 직업활동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강력한 의무이므로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그 의무를 부담시키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퇴직 후에 근로자는 스스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서 자유롭게 경업을 영위하는 것이 헌법 제15(직업선택의 자유)의 취지이며, 이와 같은 기본적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그 제약에 따라 입는 손해를 전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반대급부(대가)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정리하면, (1) 퇴직자에 대한 영업비밀침해금지청구를 인정할 정도로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배신성이 현저한 경우라면 대가 지급과 무관하게 전직금지 의무를 인정할 수 있으나,

 

(2) 원칙적으로 전직금지 약정을 강제하려면 사용자의 근로자에게 대한 대가지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대가지금이 없다면 전직금지 약정만에 기초한 전직금지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성일시 : 2017. 7. 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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