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발명보상금 청구 소송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

 

-- 직무발명보상금 인정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인 발명자 지위 - 특허출원서 및 특허증에 제1번 발명자로 기재된 전직 생산팀장의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을, 그가 단순관리업무를 한 것에 불과하여 발명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인한 사례 - 서울고등법원 2007. 5. 8. 선고 2006나62159 판결 (확정) -- 

 

- 배경사실 -

 

A는 석유화학회사의 생산팀장으로 근무하던 기간 중 직무발명을 하고, 같은 부서 부하직원 기술자 B와 함께 발명을 완성한 것으로 출원하여 특허등록을 받았습니다.

 

특허증 및 특허공보에는 A가1 순위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었으며, 회사는 A에게 재직 중 기술개발로 인한 수익증대에 관한 공로로 7,96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1직급 특진까지 시켰습니다. 

 

A는 퇴직 후 위 특허발명에 대한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하였으나 최종적으로 거절되었습니다.

 

회사측의 주요 방어 주장 -

 

회사측은, A는 생산팀장으로서 관리자 역할을 하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현장 엔지니어 B의 단독 발명에 해당하며, 이에 A는 형식적으로 발명자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발명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A는 직무발명보상금 청구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 판결의 핵심 내용 -

 

특허출원서에 발명자로 기재된 자는 진정한 발명자로 사실상 추정됩니다. 따라서, 생산팀장 A는 진정한 발명자로 추정되는 유리한 지위에 있었습니다.

 

A가 형식상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 발명을 한 자가 아니라고 다투는 회사로서는 위 추정을 뒤집어야 할 주장 및 증명책임이 있습니다. 이때 회사로서는 추정을 뒤집기에 충분한 만큼의 구체적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회사가 소송을 통해 위와 같은 추정을 뒤집고 발명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낸 매우 특이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발명자 추정을 뒤집을 만한 사정으로 판결에서 제시한 사항으로는, 종업원이 발명 완성 당시 연구직이 아닌 단순관리직인 점, 회사에 출원시 연구직 및 관리자를 모두 발명자로 기재하는 관행이 있었던 점, 특허출원 절차를 종업원이 주도적으로 진행하여 발명자를 자신들이 마음대로 정한 점 등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A의 업무가 연구가 아닌 생산팀장으로서의 관리 업무라는 점, 그동안 회사에서 특허출원을 할 경우 실제 발명에 기여하였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소속 팀장이나 임원 등 상사를 선순위 발명자로 기재하여 온 관행이 있었다는 점, 이와 같이 발명자 순위를 정할 때 특허담당자나 외부 법률전문가가 아닌 자신들이 마음대로 정해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비록 특허출원서에 선순위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발명에 기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종업원 A가 특허출원 당시 회사의 근무규정 등에 의하여 포상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당해 특허발명에 창작적으로 기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상식적으로 합당하고 합리적 판결로 생각됩니다. 특히 이 사례에서는 구체적 사실을 밝혀 형식상 발명자로 기재되어 진정한 발명자로 추정되는 상황을 뒤집은 소송수행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위와 같은 사정으로 A가 진정한 발명자라는 추정은 깨어졌지만, 그 다음 단계로 A가 발명에 기여한 것이 맞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A는 여전히 발명자로서 그 기여율에 따른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역시 회사측 대리인들의 훌륭한 소송수행으로 A가 해당 발명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판결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회사측에서는 A가 발명의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함으로써, A가 기여한 정도는

"동종의 기술분야에서 누구나 손쉽게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을 언급하는 데 그쳤을 뿐 당면한 기술개발의 어려움을 타개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기술 담당자가 이 사건 발명을 발명하는 데 있어서 생산팀장으로서 통상적인 수준의 관리, 감독업무를 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이에 더 나아가 이 사건 특허의 발명에 창작적으로 기여한 진정한 공동발명자라고 볼 수 없다."

라는 판결을 이끌어 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제1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로부터 포상까지 받은 A는 최종적으로 발명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A가 이와 같은 법리와 사례를 충분히 숙지하고 사전에 관련된 내용을 충분하게 준비한 후 직무발명보상금 소송에 착수하였다면 그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직무발명보상금 청구소송에 대한 판결 사례에서 이와 같이 발명자의 확정과 그 기여율 확정이 핵심쟁점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부각되었습니다. 소송에 착수하기 전에 세심한 검토와 충분한 사전 준비가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 하겠습니다.

작성일시 : 2013. 8. 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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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미국의 발명자 확정을 위한 판단 기준 --


발명자 확정은 실무상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발명자 확정 기준에 대한 법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립니다. 

 

(한편 발명자 확정 기준은 공동발명자 판단 기준과도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습니다. 즉 구체적인 사례에서 공동발명자 중의 1인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발명자 확정 기준에 따른 발명자가 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는 공동발명자 판단 기준을 구체적 사례별로 소개한 글인 공동발명자 판단 사례"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kasaninsight.tistory.com/51 ].

 

- 한국의 발명자 판단 기준 -


특허법 제33조 제1항은 발명을 한 자 또는 그 승계인은 ...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라고 규정합니다. 즉 발명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서, 누가 발명자인지를 어떻게 확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습니다.

 

이에 우리 대법원은 위 발명자를 정하는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특허발명의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자”를 발명자로 인정합니다.

 

무권리자가 발명자가 한 발명의 구성을 일부 변경함으로써 그 기술적 구성이 발명자가 한 발명과 상이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가 보통으로 채용하는 정도의 기술적 구성의 부가, 삭제, 변경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로 인하여 발명의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일으키지 아니하는 등 그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특허발명은 무권리자의 특허출원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2463).”

 

위 판례는 최근 법조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명 찰떡파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이에 대하여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해 드릴 예정이므로, 아래에서는 사실관계 및 법원의 판단에 대해 간략하게만 말씀드립니다.

 

이 판결은 떡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떡생지를 제조하는 방법을 발명하여 이를 영업비밀로 보유하고 있던 A업체의 연구개발부장이 B업체로 전직하면서, 관련 영업비밀을 B업체에 유출한 사건에 대한 것입니다. B 업체는 A 업체의 영업비밀인 떡생지 제조 방법 발명에 몇 가지 구성을 더하여 특허까지 출원하였는데, 이때 부가된 구성에 대하여 대법원은, 통상의 기술자가 보통으로 채용하는 정도의 변경으로서 발명의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B 업체가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이 없다고 하여, B 업체가 출원한 특허를 무권리자가 출원한 특허로 보아 무효라고 판시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자라는 기준만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어렵습니다. 물론 구체적 사안에 있어서 우리 법원이 위 기준에 따라 매우 타당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을 받기 전에 위 기준을 적용하여 그에 부합하고 있는지 여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 미국의 발명자 판단 기준 -


미국 특허법 제101조는 발명자에 대하여 매우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Whoever invents or discovers...“

 

그러나 구 미국 특허법 제102조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었습니다.

(g) priority of invention

“... there shall be considered not only the respective dates of conception and reduction to practice of the invention, but also the reasonable diligence of one who was first to conceive and last to reduce to practice, from a time prior to conception by the other.”

 

이 규정은 사실 누가 먼저 발명을 하였는지를 결정하기 위한 기준에 대한 것입니다(구 미국 특허법상 저촉 규정이라고도 합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발명을 착상(conception)한 날과 구체화(reduction to practice)한 날뿐만 아니라 먼저 착상했으나 나중에 구체화한 사람의 다른 사람에 의한 착상 전부터의 상당한 노력(reasonable diligence) 또한 고려하여 발명시점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규정의 취지에 따라 미국 법원은 착상구체화를 한 자를 발명자로 판단합니다. 다만, 착상과 구체화 중 일부(특히 "착상")에 참여하여도 공동발명자로 인정될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발명의 분야(제약, 전기, 소프트웨어 등)에 따라 조금씩 달리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공동발명자가 되기 위해 발명에 대한 특허의 모든 청구항에 기여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위 착상과 구체화에 대한 기여는 각 청구항별로 판단합니다.

 

미국 특허법은 먼저 출원한 사람을 우선시하는 우리 특허법과는 달리 먼저 발명한 사람을 우선시하는 선발명자주의를 채택하고 있었기에(현재는 미국도 우리와 같이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발명시점의 판단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에 우리 대법원의 기준보다는 조금 더 정교한 기준을 일찍부터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편 착상구체화의 구체적 의미는 미국 판례법을 통해 형성되어 왔는데, 이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례와 함께 다른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 검토 -


사실 우리 법원도 - 아직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습니다만 -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자라는 대법원의 기준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위와 같이 조금 더 정교한 미국의 기준을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법원과 미국 법원의 발명자 확정 기준에는 차이가 있으며, 한국에서 발명자로 인정된 사람이 미국에서는 발명자로 인정되지 않거나 혹은 그 반대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국제출원된 특허에 대하여 미국에서 등록여부를 심사할 때 발명자라고 되어 있는 사람들이 착상과 구체화에 기여했는지 여부를 자세히 조사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미국의 기준으로는 발명자가 아닌 사람이 포함된 것이 밝혀졌다고 하여도 한국에서의 출원에 우선권이 인정되므로, 출원 단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특허와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해서 소송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작성일시 : 2013. 8. 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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