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A는 감기 몸살 증세로 일반의약품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감기약을 약국에서 구매하여 복용하였습니다. 복용 후, 근육통, 부종, 가려움, 발진 등으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하는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한 후 증상이 더 심해졌고, 결국 양안 실명의 장해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2. 사안의 쟁점

일반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 발생에 대하여 의약품을 제조한 제약회사의 제조물 책임, 문진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인한 의료진의 불법행위와 사용자인 의료재단 법인의 손해배상책임, 약사의 복약지도 책임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로 사용자인 의료재단 법인의 손해배상책임만 인정하였습니다.

 

3. 제약회사의 제조물 책임

제조물 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제조업자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함으로써 피해자 보호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피해자에게는 제조업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줄여주고, 제조업자에게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책임을 부과합니다(제조물 책임법 제1, 3조 제1).

 

본 사안에서는 제조물의 표시상 결함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제조물책임법

2조 제2

. "표시상의 결함"이란 제조업자가 합리적인 설명·지시·경고 또는 그 밖의 표시를 하였더라면 해당 제조물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표시상 결함 유무의 판단기준에 대하여 대법원은 제조물의 특성, 통상 사용되는 사용형태,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및 사용자에 의한 위험회피의 가능성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52287 판결).

일반의약품의 경우,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17조 제1, 3항에서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대하여 기재하여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17

「의약품분류기준에관한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른 일반의약품에 해당하는 품목의 경우 제1항에 따른 사용상의 주의사항은 다음 각 호에 따른 순서와 요령으로 기재하여야 한다.

5. 다음과 같은 경우 이 약의 복용(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의사, 치과의사, 약사와 상의할 것. 상담시 가능한한 이 첨부문서를 소지할 것 : 환자가 당해 의약품을 계속 복용(사용)할 경우 더 심해지거나 지속될 수 있는 이상반응을 발현부위별로 기재하되, 일반인이 인지할 수 있는 처음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기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또한, 특정기간 또는 특정횟수 이상 의약품을 사용한 후에도 증상의 개선이 없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기재하되 기간이나 횟수는 가능한한 구체적인 수치로 기재한다.

 

 

본 사안에서는 제품안내서의 복용시 주의사항란에 아세트아미노펜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증세를 기재하였고,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의 구체적인 병명을 반드시 명시하여야 할 필요는 없으며, 특징적 증상의 초기 양상과 경과가 기재되어 충분하고, A 는 제품안내서를 통하여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어, 부작용의 위험성을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재하였다고 보아 표시상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의료재단 법인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스티븐 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빨리 진단하고, 원인되는 약물을 바로 중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최선의 치료법인데, 약물에 의한 부작용으로 증세가 나타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문진의무를 소홀히 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하여 이 사건 장해에 이르게 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고, 의료재단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A의 면역 기전이나 체질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을 위하여 손해배상책임은 30%로 제한하였습니다.

 

5. 약사의 일반의약품에 대한 설명의무

약국개설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약지도를 할 수 있습니다(약사법 제50조 제4, 2조 제12).

 

본 사안에서는 감기 몸살 증세가 있는 A에게 감기약을 권함으로써, 일반의약품을 판매함에 있어 약사에게 요구되는 복약지도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약사에게 해당 약제에 의한 매우 예외적인 부작용까지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구매자가 개별 약제에 첨부된 제품안내서를 참조하는 것이 상당하여, 일반의약품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첨부: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3201034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나2010343 판결.pdf

 

 

 

 

작성일시 : 2017.06.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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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파린 조제 과실 약사에게 손해배상 1 9000만원 배상 판결 --

 

1. 들어가며

 

제주지방법원은 2015. 11. 19. 모약사에 대해 환자에게 19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을 통하여 이러한 약화사고 케이스를 통하여 법원에서 약사님들의 어떠한 부분을 과실로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들의 어떤 부분이 손해배상청구에서 감액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사건의 개요

 

환자는 2001년경 심장판막치환술을 받고 계속하여 혈액 항응고제인 와파린 나트륨(이하 ‘와르파린’이라고만 한다) 등을 복용하던 중 2013. 4. 5.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갖고 피고가 운영하는 A 약국에 가서 피고에게 처방전을 제시하고 약을 조제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처방전에 1 1회 용량으로 와르파린 5 1tab으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이와 달리 와르파린 2 1tab만을 조제하여 환자에게 투약하도록 지시하였다.(이 사건 이전에는 와르파린 6㎎으로 와르파린 2㎎을 3tab씩 복용하였고 그 외에도 라식스정, 크레스토정 10, 칸데모어정 8㎎을 함께 처방받고 있었음)

 

환자는 위 조제받은 약을 투약하던 중 2013. 4. 25. 의식을 잃고 쓰러져(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제주대학교 응급실로 내원하였고, MRI 촬영 등의 검사 결과 급성 우측 중대뇌동맥경색 진단을 받았다.

 

3. 주장사실과 인정된 사실

 

. 약사의 주장

1) 환자가 처방대로 약을 조제하였는지 확인하였어야 했다고 주장

2) 과거에 심장판막치환술을 받는 기왕증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병력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했다고 주장

 

. 법원의 판단

1) 처방전과 다른약을 조제한 과실인정

2) 조제기록부에 와파린 5mg이라고 기재하는 과정, 복약지도 과정, 약제 용기 또는 포장에 용량 등을 기재하는 과정까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과실인정

3) 환자가 다른 약들이 섞여 있고 PT(INR) 수치에 따라 조절해왔기 때문에 와파린 자체를 구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인정

4) 기존에는 2mg 와파린을 3t 씩 복용하였으나 현재는 5mg 1t 로 그 개수조차 달라 환자가 비교조차 불가능하다고 인정

5) 와파린 2mg 5mg의 크기나 색깔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인정

 

.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 이유

1) 처방된 약을 그대로 복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전혀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2) 과거 심장판막치환술이라는 기왕증에 따라 항응고제 등 다량의 약을 복용하여왔다는 점

3) 법원에서 강동성심병원에 감정촉탁한 결과 기왕증의 관여도는 30%, 노동능력상실률은 70% 로 인정된다는 점

 

4. 판결문에 따른 포인트

 

1) 첫째는 환자가 약을 확인할 수 있도록 투약 시에 도와주는 것입니다. 함께 확인하거나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면 그 과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전산봉투의 일반화로 약봉투에 약의 모양이 인쇄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서면으로 복약지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환자가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되지 못하였을까라는 부분입니다.

 

판결문의 내용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드나 약모양이 표시되어있는 전산봉투를 사용한다던지 바뀐 약에 대하여 설명해주는 표시를 하였더라면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한 참작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 평소 복약지도시 또는 조제시 주의할 약 또는 바뀐약에 대하여는 표시를 하거나 상세히 설명을 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2) 둘째는 그 사고가 오투약된 약 때문에 반드시 일어나는 것인가이며 의료사고나 약화사고에서는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사나 약사가 주장 및 입증하여야 합니다.

 

현재 하나의 약물만을 투여하는 경우보다는 여러 약물이 동시에 투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약물에서 동일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논문검색 등 꼼꼼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3) 셋째는 위와 비슷한 이야기이나 기왕력의 존재여부로 그 병력에 따라 오투약에 따른 사고발생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평소 약국 방문환자의 병력이나 약력관리에 조금만 신경써주신다면 이러한 사실에 대한 입증은 쉬워질 것입니다.

 

5. 결론

 

와파린은 과거 극약으로 분류될 만큼 용량조절에 매우 신경을 써야하는 약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러한 약을 과실로 오투약한 경우 과실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이렇게 처방과 다르게 조제하여 발생한 약화사고에서 무과실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또한 약화사고는 입증책임이 약사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약사님들이 평소에 스스로 책임을 다하였음을 입증할 자료가 있다면 대응에 유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서 과실상계 등,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것이 그 재판의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변호사 우종식 

작성일시 : 2015.11.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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