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법률적 쟁점 --

 

가습기 살균제 PHMG, PGH가 다수의 사망자를 낳는 치명적 사고를 초래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화학물질의 제조회사와 판매회사에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1. 가해자 형사처벌

 

옥시레킷벤키저 등 가해자를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제조, 판매자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제조 판매회사에서 그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알고서도 제품을 제조·판매했다면 살인의 미필적 고의까지 인정할 수 있습니다. 즉 옥시 등이 가습기 살균제 화학물이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형사처벌을 위한 고의존재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므로 구체적 증거가 없다면, 살인의 고의까지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독제가 피해의 원인이 가습기 소독제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제조 판매회사의 업무상 관리태만 등 과실책임이 인정된다면, 회사 대표 등 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옥시 등이 실험자료 조작이나 자료폐기 등 은폐행위를 했다면 증거인멸죄 또는 그 교사죄로 처벌받을 것입니다.

 

2. 피해자에 대한 민사적 구제

 

.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피해자들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상당한 시일이 지났으므로 그 소멸시효가 문제됩니다.

 

옥시는 2000 10월부터 PHMG가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였고, 2011년에 처음으로 피해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회사는 2016년 현재 기준으로 볼 때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그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로 봅니다. 통상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최대한 늦게 기산점을 잡습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원인으로 객관적, 구체적으로 밝혀진 날을 기산점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단기 소멸시효가 기산되지 않았거나 또는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제조물 책임법에 따른 무과실책임

 

제조물 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제조 판매회사의 고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제조 판매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으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법 제2조 제2호 에서 결함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것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도 제품의 결함을 인정할 수 있을지 문제됩니다. 대법원 판결은 결함의 유무에 대해 "제조업자가 고도의 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한 채 생명·신체에 위해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는 화학제품을 설계하여 그대로 제조·판매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화학제품에는 사회통념상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이 결여된 설계상의 결함이 존재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된 PHMG, PGH에서도 결함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 여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 1월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4515 판결)에서 "업체가 유해성을 은폐하면 국가가 알기 어렵고, 가습기 살균제를 청소용도 제품으로 보아서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은폐 또는 자료조작에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만약 그와 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유사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

 

과거 『유해화학물질관리법』보다 화학물질의 관리 수준을 강화한 『화학물질 등록과 평가에 관한 법률』 ("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시행 중입니다. 화평법은 국내의 화학물질 확인과 유해성 등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확보·공유하여 생활용 화학제품으로 인한 피해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화관법은 종래 법을 개정, 정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영업자 책임을 강화하고 화학사고 대응체계의 개편을 주요내용으로 합니다.

 

또한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제조물책임법』,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려는 『소비자집단소송법』, 『다중인명피해범죄의 경합범 가중에 관한 특례법』 등이 심의 중입니다.

 

김용일 변호사

 

작성일시 : 2016. 5. 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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