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비밀 특정의 필요성 및 영업비밀이 소송과정에서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 --


영업비밀의 특정은, 영업비밀에 대한 침해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이나 소송 절차뿐만 아니라 가해자를 고소한 뒤 이후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실무상 매우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민사적 구제절차만 놓고 보면, 법원 재판의 주문은 기판력의 물적 범위와 집행력의 범위를 정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주문 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되도록 기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주문의 기초가 되는 청구취지 또한 영업비밀을 특정하여 기재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영업비밀을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이를 엄격하게 요구할 수만은 없습니다.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되어야 한다는 공개재판주의에 입각한 소송구조 때문에 소송 진행중에 영업비밀이 당사자에게는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공개될 수 있는데, 영업비밀이 공개되면 더 이상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지 못하게 되므로 소송을 진행하는 원고측으로서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영업비밀이 소송과정에서 추가로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청구취지 및 판결 주문에 영업비밀의 특정 및 집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어느 정도 개괄적으로 기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2002. 11. 12. 선고 2002313 판결에서, “채무자는 이 사건 영업비밀의 내용이 특정이 되지 아니하여 위 신청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영업비밀의 보유자가 보호받고자 하는 영업비밀의 내용을 모두 구체적으로 상세히 기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은”의 오타로 보입니다) 영업비밀의 보호를 위하여 부득이한 점이 있는데다가 위 영업비밀을 채무자가 1998. 1. 1. 부터 2000. 3. 29. 까지 채권자의 무선사업부 개발팀장으로 이동통신단말기의 개발업무에 종사하면서 지득한 것으로 제한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영업비밀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의 공소사실에 영업비밀이라고 주장된 정보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정보와 구별될 수 있고 그와 함께 적시된 다른 사항들에 의하여 어떤 내용에 관한 정보인지 알 수 있으며,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도 지장이 없다면 그 공소제기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8278 판결).

 

실무적으로는 영업비밀이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정보와 구별될 수 있도록 영업비밀을 특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영업비밀 침해사건과 관련하여 경험 및 전문성을 가진 법률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3자에게 영업비밀이 공개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영업비밀에 관한 증거조사를 되도록 청구권자의 영업비밀이 소재한 사무소 등지에서 현장검증에 의하도록 하거나, 기일진행의 순서를 마지막으로 정하여 공개 법정 내의 제일 방청객이 적은 상황에서 변론이 진행되도록 요청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163조는 영업비밀 등의 보호를 위하여 소송기록의 열람 등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63(비밀보호를 위한 열람 등의 제한) 

          ①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는 소명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결정으로 소송기록중 비밀이 적혀 있는 부분의 열람·복사, 재판서·조서중 비밀이 적혀 있는 부분의 정본·등본·초본의 교부(이하 "비밀 기재부분의 열람 등"이라 한다)를 신청할 수 있는 자를 당사자로 한정할 수 있다.

1. 소송기록 중에 당사자의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이 적혀 있고, 3자에게 비밀 기재부분의 열람 등을 허용하면 당사자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클 우려가 있는 때

2. 소송기록중에 당사자가 가지는 영업비밀(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2조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을 말한다)이 적혀 있는 때

 1항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신청에 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제3자는 비밀 기재부분의 열람 등을 신청할 수 없다.

③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법원은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의 신청에 따라 제1항 각호의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소멸되었음을 이유로 제1항의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④ 제1항의 신청을 기각한 결정 또는 제3항의 신청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⑤ 제3항의 취소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을 가진다.

 

또한 2015. 1. 1.에 시행 예정인 민사소송법 제163조의2는 이미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도 제163조와 같은 제한이 가능하도록 하여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작성일시 : 2013. 8. 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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