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송에서 승소한 후 지출한 변호사 비용 등 소송비용을 상대방 패소자로부터 받아 낼 수 있는지 여부와 그 범위 --

 

소송에서 패소하면 상대방이 지출한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사건이 종결되어야 최종적인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므로, 소송비용을 받아 내려면 사건이 종결되어야 합니다. 승소자는 최종 판결에 기재된 바에 따라서 판결확정 후에 법원에 패소자에게 청구할 소송비용액의 확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은 사건의 소가를 기준으로 대법원 규칙에 따라 각 심급마다 변호사 보수를 산입하고, 여기에 인지료, 송달료 등을 합산하여 소송비용을 산정합니다. 이러한 결정문이 있는데도 패소자가 그 비용을 자진하여 지급하지 않으면 승소자는 그 결정문을 집행권원(채무명의)으로 하여 패소자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패소자가 부담하는 소송비용은 승소자가 지출한 비용의 총액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법원 규칙으로, 패소자가 부담할 소송비용 중에 포함시킬 수 있는 상대방 변호사의 보수 한도를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소송 당사자가 변호사에게 실제 수임료로 얼마를 지급했는지 상관없이 대법원이 정해 놓은 금액을 한도로 패소자에게 받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법원 규칙이 정한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을 뿐만 아니라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법원 규칙에서는 당사자가 소송으로서 구하는 경제적 가치를 환산한 소가를 기준으로 하는 계산 방식을 사용합니다. 특허무효소송의 소가는 일률적으로 5천만 백원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특허법원에서 하는 무효심판 심결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은 310만원에 불과하게 됩니다. 대상 특허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실제로 변호사나 변리사에게 얼마의 수임료를 지급했는지 등 구체적 사정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특허심판에서도 승소자는 패소자에게 변리사 비용을 포함한 심판비용을 받아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허심판의 경우 패소자로부터 받아 낼 수 있는 금액이 소송보다 훨씬 적습니다. 특허심판원이 심판청구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한도로 하여 변리사 보수를 인정하기 때문에, 통상 받아 낼 수 있는 금액은 기십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소송비용과 마찬가지로 특허심판원은 당사자가 변리사 비용으로 얼마를 지출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소송의 승패와 관계없이 각 당사자가 자신의 소송비용을 책임지는 각자 부담의 원칙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패소자에게 승소자가 지출한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소송은 판결까지 갈 경우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액의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누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가가 매우 중대한 문제가 됩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특허소송에서는 패소자가 부담하라고 미국법원이 판결한 액수가 무려 1700만불이 넘습니다. 대충 계산하면 180억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특허권자인 일본 다케다 제약의 특허제품 악토스(Actos®)의 특허무효에 도전한 밀란과 알파팜이, 치열한 공방 끝에 특허 유효로 판결되어 최종 패소하였습니다. 그 후 다케다측이 패소자들에게 자신이 쓴 변호사 비용을 포함하여 관련 소송비용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하였는데, 미국법원이 위와 같이 판결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특허무효에 도전했다 실패한 제네릭사로서는 그 소송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수임료를 포함한 비용을 회수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비용만으로도 속이 쓰릴 것인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패소자로서 오리지널사에게 180억이 넘는 거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입니다. 소송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승소한 측에 대해 소송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그 액수가 무려 180억원이 넘는다는 놀라운 소식을 접하고 나서,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일시 : 2013.09.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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