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용도발명의 명세서 기재요건에 관한 법리는 명확합니다. 그러나 구체적 사례에서 명세서 기재요건 위반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정신병 영역에서는 더욱 쉽지 않다고 봅니다.

 

아리피프라졸 화합물 자체와 그 정신병 치료효능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공지기술입니다. 그 상황에서 여러 정신병 중 조증과 우울증의 양쪽을 오가는 양극성 장애(bipolar)에도 아리피프라졸이 치료 효능이 있다는 것을 새로 발견하여 별개의 특허로 출원, 등록한 것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공지물질 아리피프러졸의 새로운 치료용도에 대한 명세서 기재가 특허법상 요구되는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는 못하였다는 특허무효심판이 청구된 사안입니다.

 

무효주장의 핵심 포인트는 공지물질 아리피프라졸이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D2 수용체에 작용하는 길항물질인 점은 알려져 있으나 수용체 수준은 넘어서 양극성 치료효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구체적 데이터도 기재되어 있지 않고, 양극성 장애 치료에 관한 약리기전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특허권자는 그 약리기전이 이미 밝혀진 경우라서 수용체 레벨의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은 위 사안에서 의약용도발명의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하여 특허무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견해를 달리하여 의약용도발명에 대한 명세서 기재요건을 위반하여 특허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동일한 명세서 기재내용을 두고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이 달리 판단한 것입니다. 정신병 영역에서 의약용도발명을 기재하는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첨부한 특허법원 판결문을 꼼꼼하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의약용도발명의 약리효과 기재요건, 특히 정신병 영역에서의 약리효과 기재 정도를 상세하게 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기재요건 판단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

 

-      특허법원 판결요지

이 사건 특허발명이 구 특허법 제42조 제3항에서 정한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양극성 장애 환자에 대하여 아리피프라졸이 D2 수용체 길항제이면서 동시에 5-HT1A 수용체 작용제로서 이를 투여하는 경우 조증 삽화/우울 삽화/혼재 삽화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점 및 위 각 삽화의 치료와 동시에 다른 증상으로의 전환 또는 다른 증상의 발현을 억제하기 위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 명세서에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예로 기재되거나 이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할 것이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세한 설명 기재만으로는 투여량의 범위, 구체적인 투여방법, 투여대상이 된 환자의 전체 수, 투여 전과 투여 후의 상태를 비교하여 양극성 장애의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판단한 근거 등을 알 수 없어,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례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기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특허발명의 우선일 전에 위 각각의 경우 위와 같은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위와 같은 약리 효과가 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살피건대,

 

이 사건 특허발명의 우선일 이전에 5-HT1A 수용체 작용제의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약리기전 및 D2 수용체 길항제의 조증(단극성) 치료효과에 대한 약리기전은 각각 명확하게 밝혀져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약물의 ‘양극성 장애 치료효과’에 대한 약리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약리기전이란 약물이 생체 내에서 어떠한 효소 또는 수용체와 결합하여 어떠한 생화학 작용을 일으키는지에 관한 생리활성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약리기전은 질병의 진단이나 처방 또는 치료효과의 달성과 구분되는 개념이어서 설령 단극성 우울증과 양극성 우울증에 대하여 공통적인 치료수단을 적용하여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단극성(주요)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약리기전’이 ‘양극성 우울증 치료효과에 대한 약리기전’ 동일하여 명확히 밝혀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아리피프라졸의 양극성 장애의 치료 또는 유지라는 약리효과가 명확히 밝혀져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은 의약의 용도발명으로서 구 특허법 제42조 제3항에 정한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첨부: 특허법원 2017. 7. 21. 선고 20168414 판결

특허법원 2016허8414 판결.pdf

Aripiprazole의 다양한 정신병 적응증 중 양극성 장애 치료용도발명 .pdf

 

 

작성일시 : 2017. 8. 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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