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특정소송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그 사건에 대해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서를 amicus curiae brief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소송제도에는 없는 특이한 절차입니다. 라틴어인 amicus curiae "friend of the court"라는 의미입니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고 법원을 돕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조언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정사건에서 변호사협회, 해당분야의 학회, 특정 대학교수 또는 교수모임 등 중립적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동종업계 회사 등 이해관계자들도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나 정부 해당부서 등에서도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micus curiae brief 내용은 정책방향에 관한 의견, 특정 쟁점에 관한 법리에 관한 의견도 있지만,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 또는 배경기술을 설명하는 의견서도 있습니다. 물론, 한쪽 당사자의 주장을 지지하고 승소판결을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판결이 잘못되었으니 파기해 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법원은 원칙적으로 amicus curiae brief를 반드시 읽고 사건 심리에 반영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정부에서 제출한 amicus curiae brief를 제외하고는 아예 읽어보지도 않고 무시해도 위법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참고자료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 어려운 법리가 개입된 쟁점, 기술내용이 어려운 사건, 정책적 판단이 중요한 사안 등에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 단체나 협회에서 수렴한 여론이 사건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판사가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여론재판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어려운 쟁점일수록 폭넓은 의견을 듣고 참고한다면 보다 타당하고 정확한 판결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최선의 판결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싶습니다.

 

참고로 중요사건의 경우 미국 CAFC에서는 구성원 재판관 전원이 심리와 결정에 참여하는 en banc 재심리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도 중요한 쟁점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은 판결을 도출하려는 노력입니다.

 

우리나라 특허심판원에서 운영하는 5인 심판관 구성의 확대심판부, 특허법원의 특별재판부도 미국 en banc와 동일한 취지의 제도일 것입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관련 정부부처, 협회 등 단체, 대학교수 등 학술 연구자, 동종업계 회사 등 산업계 의견까지 공식적으로 청취할 수 있는 여론수렴 수단인 amicus brief 제도의 도입까지도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ASAN_미국법원이 재판의 쟁점에 관한 정부부처 입장, 전문가 의견, 업계의 여론을 청취하는 방법.pdf

 

 

 

작성일시 : 2017. 7. 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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