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유전정보 분석 기술을 토대로 전통적인 진단검사와는 전혀 다른 컨셉의 유전 정보 제공 서비스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 앤 워짓스키가 창업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23andMe에서 제공하는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입니다. 지난 4월 드디어 FDA에서 이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려 간략하게 소개해 드립니다.

 

1. 23andMe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FDA의 규제

 

이 회사에서는 키트를 사용하여 타액을 회사로 보내면 타액에서 개인 유전 정보를 분석하여 질병 위험도, 약물 민감도, 보인자, 웰니스, 조상계통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는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일반회사에서 바로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DTC (Direct to Consumer) 방식이라는 점에서 규제 측면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이슈를 만들어 왔습니다.

 

접근의 편리성 및 유전정보 분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토대로 급 성장하던 23andMe 2013 11FDA로부터 서비스 판매금지 명령을 받은 것이 논란의 시작입니다. FDA는 질병위험도, 약물민감도 분석 결과의 부정확함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 수술 등이 발생하거나 꼭 필요한 수술이 환자에게 제공되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23andMe의 서비스를 상당한 잠재적 위험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판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DTC 방식을 포기하지 않은 23andMeFDA의 명령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고 의료기기 허가를 받는 절차에 돌입합니다. 첫 도전은 블룸 증후군과 관련된 보인자 테스트에 관한 승인 요청입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허가를 받기 쉬운 항목부터 하나씩 접근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허가를 위하여 23andMe70개와 105개의 샘플을 이용한 보인자 보유에 대한 시험 정확성 연구, 302명을 대상으로 한 타액 키트의 사용적합성 연구, 667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용이성 및 시험 이해도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FDA는 이 테스트를 Class II로 분류하여 승인하였습니다.

기사: https://www.fda.gov/NewsEvents/Newsroom/PressAnnouncements/UCM435003

 

하지만 23andMe의 주요한 사업영역은 보인자 보유 여부에 대한 테스트라기 보다는 질병위험도 예측에 관한 서비스로 FDA는 이번에 보인자 테스트에 이어 질병 위험도 예측에 대하여도 승인을 하게 된 것입니다.

 

2. FDAGenetic Health Risk Assessment System 허가

 

이번 FDA의 허가는 SERPINA1 genePI*Z PI*S 변이에 따른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LRRK2 geneG2019S 변이와 GBA geneN370S 변이에 따른 파킨슨 등 10가지 질병에 대한 (유전적 관점에서의) 질병 위험도 예측과 관련된 것입니다.

 

특히 이번 허가는 2012 7월 개정된 FD&C Act Section 513(f)(2)에 따른 De novo classification을 통하여 Class II 분류를 받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기허가가 없는 의료기기는 Class III로 분류되어 시판 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De novo classification은 이와 같이 기허가가 없는 의료기기라 하더라도 낮거나 중간 단계의 위험도 의료기기의 경우 Class II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절차를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De novo classification에 성공하면 향후 통상적인 510(k)절차-유사(동등)의료기기가 있는 경우의 신청 절차-에 따라 관련 의료기기의 시판이 훨씬 수월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비록 이번 허가가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적 변이에 대한 질병 위험도 예측과 관련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23andMeDe novo Classification의 성공은 이와 유사한 종류의 다른 유전적 변이에 대한 질병 위험도 예측을 시판 전 심사 없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앞으로 질병 예측도 관련 서비스 제공 범위의 확대가 한층 용이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3andMe는 이번 허가에서 FDA가 제시한 기준(Special Control)을 충족시키는 근거를 마련하면 별다른 심사 없이 유사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번 허가에 있어 FDA는 사용자의 부정확한 기기 및 시험체계의 이해, 위양성·위음성을 포함한 부정확한 시험 결과의 이해 및 시험 결과의 부정확한 해석에 관하여 우려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Special Control이 필요함을 명시하였습니다. Special Control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가 아니라는 점, 특정 유전변이 평가에 기초한 유전적 위험 정보만을 제공할 뿐 전체 유전자 프로필에 대한 보고가 아니라는 점, 유전적 위험이 아닌 다른 요소가 질병 위험에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의 사용자 정보 제공 섹션, 진단, 치료의 결정은 다른 정보 또한 포함하여야 한다는 등의 의료인 정보 제공 섹션이 라벨에 포함될 것

-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는 테스트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 그 질병과 관계된 Opt-in(부가적인) 섹션을 제공하는 것 등을 포함한 결과해석정보, 변이와 질병 간 과학적으로 확립된 위험성에 관한 정보, 사용된 분석 단계 및 기술, 검출하고자 하는 유전자와 변이, 검사의 정확도·정밀도·재현성·분석 민감도·분석 특이성 등의 시험 성능 특성, 사용자 이해 연구에 관한 정보 등이 포함된 웹사이트를 라벨에 표시할 것(FDA는 여기에서 시험 성능 특성 등에 관하여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산전 검사, 시험결과가 환자의 이환 또는 사망을 초래하는 치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암의 소인 결정, 약물의 용량 등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적 변이의 평가, 결정론적 상염색체 우성 변이 평가를 효능 효과에 포함시키지 말 것

 

3. 23andMe 사안이 우리나라에서 있었다면?

 

위와 같은 결정은 FDA에서도 최초의 사례로,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 특히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은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아직 규제가 확립되지 않은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23andMe의 유전 정보 분석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되기에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가 과연 의료기기의 판매에 해당될 수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부터 난관입니다. 임신진단키트, HIV검사키트와 같은 체외진단제품의 경우 검체를 투여하면 결과를 해당 물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명백한 의료기기이고 또 그 판매입니다.

 

그런데 유전 정보 분석의 경우 회사는 용기만을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사용자는 단지 체액만을 담아 용기를 다시 회사에 전달할 뿐이며, 칩셋, 분석기기 등은 모두 회사에 존재하는 것으로 환자에게 제공되는 것은 용기와 분석 결과가 유일합니다.

 

현재 의료기기법 상 의료기기의 정의가 기구, 기계, 장치 또는 재료로 한정된 것에 비추어 볼 때, 체액을 수집하는 용기만이 제공될 뿐이고 그 용기가 기능 검사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님에도 용기만으로 그 뒤에 감추어져 사실상 판매되었다고 할 수 없는 장치인 칩셋, 분석기기 등까지 포괄하여 의료기기와 그 판매라고 칭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특히 실질적으로는 유전자 검사라는 서비스가 판매된 것임에도 이와 같이 의료기기의 판매로 의율하는 경우 물품을 중심으로 규율된 의료기기법이 어떻게 적용되어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한편, 의료기기법과는 별개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의료기관이 아닌 경우 질병의 예방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를 굉장히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23andMe의 서비스가 질병의 예방과 관련된 것이 아님을 표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허용된 검사 항목들이 탈모, 혈압, 혈당 등 단지 유전적 소인만으로 발병하는 질환에 관한 것들이 아님을 고려할 때, 당국이 이를 쉽사리 질병의 예방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결국 입법적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문제로 보여집니다. 이번 FDA의 결정을 첨부하여 드립니다.

 

 

<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이 직접 실시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 항목에 관한 규정 >

 

첨부: 미국 FDA 허가결정

FDA LTR den160026.pdf

 

 

작성일시 : 2017. 7. 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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