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화장품은 통상 소량이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여행을 가거나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샘플 화장품은 화장품법 상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하여 미리 소비자가 시험, 사용하도록 제조된 화장품인 것으로 그 판매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화장품법에 따른 샘플 화장품의 판매금지 규정이 합한이라는 결정이 나온 바, 이를 가볍게 소개하여 드립니다.

 

사실관계

-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정품 화장품에 샘플 화장품을 끼워팔기 하는 수법으로 약 7개월동안 총 약 3억원 상당의 샘플 화장품을 판매함

-      1심 형사재판 계속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

 

심판대상 조문

-      화장품법 제16(판매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화장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 또는 진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3호의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화장품에 한한다

3. 판매의 목적이 아닌 제품의 홍보·판매촉진 등을 위하여 미리 소비자가 시험·사용하도록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

-      37(벌칙) ① 9, 13, 16조 제1항 제2·3호 또는 같은 조 제2항을 위반하거나, 14조 제4항에 따른 중지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및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설시하였습니다.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관련

-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는 크게 직업결정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로 나뉘어집니다. 이 중 직업 수행의 자유는 이른바 영업의 자유로 헌법은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하는 것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업의 자유는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편이며 개성신장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주관적 공권의 성격이 있는 한편, 국가의 사회질서와 경제질서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질서라고 하는 객관적 법질서의 구성요소이기도 합니다.

-      다만, 이러한 직업수행의 자유도 당연히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됩니다. 이번 결정에서는 화장품법 제16조에 따른 소위 샘플화장품 판매 금지 규정의 의의에 대하여 사용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샘플 화장품이 시중에서 거래되는 경우 국민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비매품인 샘플 화장품 판매로 건전한 시장거래질서가 훼손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      일반적으로 화장품 판매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판매하지 않을 목적으로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에 대한 판매만을 금지할 뿐이고, 수범자도소비자에게 화장품을 판매하는 자로 한정하고 있어 샘플 화장품을 본래 목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무상 제공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화장품법에 있어 직업수행의 자유와 관련된 연관 판례로는 헌법재판소 2007. 4. 26. 선고 2006헌가2 결정이 있는데, 동 결정은 가격표시를 하지 않은 화장품의 판매목적 보관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결정입니다.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다양한 보관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지가 논점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이 보관의 장소 등에 비추어 직접 판매에 제공될 수 있는 것을 보관하여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것으로 이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정하였으므로 함께 알아두면 좋을것입니다.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 관련

-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은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을 이루는 것으로,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기결정권, 과잉금지원칙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입니다.

-      이러한 책임과 형벌 간 비례 원칙은 입법자가 형벌이라는 수단을 선택함에 있어 그 형벌이 불법의 책임의 경중에 일치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선택한 형벌이 구성요건에 기술된 불법의 내용과 행위자의 책임에 일치되지 않는 과도한 것이라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상 용인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헌법재판소 2007. 11. 29. 선고 2005헌가10 결정)

-      동 원칙에 대하여 명확하게 객관화될 수 있는 판단기준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과태료 처분만으로는 형사처벌과 동일한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점, 형법상 사기죄나 화장품법의 다른 처벌규정과 비교할 때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처벌수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을 들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을 일탈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화장품 역시 인체에 적용되는 물품으로 안전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물품입니다. 특히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화장품법은 화장품의 전성분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또 사용상의 주의사항 역시 필수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샘플화장품의 경우 통상 그 화장품의 시험·사용을 위하여 단회 사용분만이 제공된다는 점, 내용량 및 포장이 작아 전성분 등의 기재가 어렵다는 점이 고려되어 위와 같은 표시규제가 상당부분 완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위와 같은 샘플화장품의 특성에 따라 이것이 판매되어 마치 통상적인 화장품처럼 수회 사용할 경우 발생될 수 있는 보건상의 위험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으로 보여지며,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건전한 화장품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공익적 규제가 요구되는 측면도 고려된 결정이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샘플화장품의 판매제한은 다른 법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화장품법 특유의 제도이므로 이러한 제한사항과 동 결정을 숙지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유제형 변호사

 

 

작성일시 : 2017.06.09 07:00
Trackback 0 : Comment 0

댓글을 달아 주세요